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월호>에 대한 단상 。◕‿◕ 。
위선이 무법보다 낫다?는 표제와 폴란드 영화 ‘The Two Mr.N’의 불가리아 포스터가 아주 인상적이었던 매거진이다.
요즘 출판계는 그리 녹록한 분위기가 아니다.
제작비는 자꾸 오르고 시장 회전율은 심각하게 좋지 않다. 게다가 구매 독자의 눈은 자꾸 높아지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디자인이나 재질면에서 책을 적당히 만들수도 없다.
권두에 성일권 발행인이 한 이야기가 너무 와 닿는다.
"정치인의 후원금 받는 용도로 쓰이는 책 때문에 종잇값이 오른다. 출판 기념회를 위해 급조해 만든 책보다는 각자의 정치철학에 맞는 기존의 책을 구매해서 건네는 것은 어떨까."
일만배 공감하는 말이다..
이번 2월호도 이전 못지 않게 읽을 거리가 많았다.
책을 받자마자 나의 눈길을 끌었던 페리 앤더슨의 글 '서구 강대국이 만든 국제법의 위선'에서 국제법의 위선을 확인하며 고구마를 한입에 밀어 넣은 듯 답답함을 느껴졌다.
국가 간 인정관계를 전제로 보편적 당위의 형식적 측면과 인륜의 내용적 측면이 필요하지만 국제법은 강대국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멋대로 모양 지어진다.
강대국은 국제법을 위반해도 책임은 커녕 당연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법해석을 한다. 부자와 빈자에게 다른 법이 적용되는 이런 형상을 보면 현실적인 시각에서 국제법은 실제로 국제적이지도 한고 실질적이지도 않은 괴상한 법이다. 국제관계를 개별 주권 국가들의 대립적이며 적대적인 관계로만 보지 않고, 인륜의 관점에서 그들의 상호 인정과 연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지만 국제법에서는 강대국의 입김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다.
국제법 옹호자들은 ‘위선이란 악이 미덕에 바치는 경의’라는 라로슈쿠토의 말을 인용하며 법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상태보다는 남용되는 법이라도 없는 것보다 존재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하지만 위선이란 악의적인 의도를 감추기 위한 가짜 미덕이다.
윌 세르게이 페디우닌 & 엘린 리샤르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식민지전쟁인가?'와 레일라 쇠라의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주도권을 노리는 하마스', 샤를 앙데르랭의 '이스라엘의 전략적 오류'에서는 지금 진행중인 전쟁과 분쟁에 대한 또다른 층위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역사적 지역적 사회적 층위는 사건을 다방면으로 고찰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특히 릴리아 샤바가나 라일라 사와, 조 틸슨의 작품이 삽화로 제시되어 텍스트외애 또 다른 시각적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누군가는 동상에서 물리적인 형태만을 보지먼 다른 누군가는 그 안의 상징적인 의미를 읽어낸다.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라는 말처럼 현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각자의 몫이고 다층적으로 보아낼 수 있는 시각도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 세상을 얼마나 다각도로 비판할 수 있는지, 내 앞의 정보가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힘이 나의 위치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장제스가 영웅인지 독재자인지, 말리 투아레그족의 장기간의 반란의 결과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지역은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는지, 프랑스 인구의 1/10에 불과한 불가리아에서 프랑스 버금가는 민간 경비산업 종사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 흥미로운 시선의 글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오늘날 사회는 과거의 절대적인 사회와는 다르다.
피라미드나 다이아몬드의 꾝지점에 절대적인 갑이 존재하던 시대는 사라졌다. 갑과 을의 위치가 여러가지 기준으로 전환이 빈번하개 일어나고, 갑이라는 계층 안에서고 또다른 갑과 을이 존재한다.
이런 무한 경쟁의 시대에 나는 어떤 위치와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인가? 이 책,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하나의 돌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𖦹 르몽드코리아로부터 제공받는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ledipl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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