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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요결 - 율곡 선생의 인생 가르침
이율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1월
평점 :
매일매일 새로워 졌다.
지난 며칠 동안 선비 코스프레를 했다. 아침에 일어나 몸을 가지런히 하고 이 책을 한 장씩 읽었다. 선비들의 청아한 마음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는 확실한 길잡이’를 뜻하는 <격몽요결>! 이 책은 이이가 벼슬에서 물러나 해주로 돌아가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후학 교육을 위해 사람이 갖추어야 할 10가지 덕목을 정리한 것이다.
학문을 하는 뜻을 세우는 입지장, 낡은 습성은 버려야 한다는 혁구습장, 자신의 몸가짐을 잘 해야 한다는 지신장, 책을 읽는 법을 이야기하는 독서장, 어버이를 섬기는 방법인 사친장, 장사 제도에 대해 말하는 상제장, 제사 의례에 대한 제례장, 집 안에서의 생활에 대한 거가장, 사람들을 대하는 법인 접인장, 세상에 처하는 법을 이야기 한 처세장 등 사람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 깨우쳐야 할 10가지 덕목이 제시되어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각 장의 한글 해석이 있고 원문이 있고 그것에 대한 해설이 다시 나온다. 해설 부분은 다른 성인들의 글귀나 일화도 언급이 되어 읽을 뜻을 확장할 수 있다.
나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 덕분에 어느 정도의 한학을 배운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어찌나 구식으로 보이고 지겹게 느꼈던지.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 보았던 글귀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지신장에 이런 부분이 있다.
“當正身心하여 表裏如一이니 處幽如顯하며 處獨如衆하여 使此心如靑天白日을 人得而見之니라.”
: 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겉과 속이 한결같게 하여야 할 것이니, 깊숙한 곳에 있더라도 드러난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혼자 있더라도 여럿이 있는 것처럼 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자신을 제대로 가꾸는 일이 가장 어렵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자신을 늘 바르게 가다듬고 자신의 겉과 속을 하나로 만드는 일. 모든 일에 기본이 되는 이 일이 어쩌면 우리가 인간이기에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다.
우리의 눈이 밖을 향해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허물을 보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만을 보고 내 자신은 보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멧방석만한 나의 허물은 안보이고 티끌만한 남의 허물만 자꾸 보여 미움과 원망만 쌓아 놓기도 했다. 이 글귀를 읽다가 잘아져버린 나 자신을 보았다. 그리고 자꾸 부끄러워졌다.
이 책처럼 행동하고 살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마음 한부분이라도 그러하고 싶어진다.
부귀와 명예가 도덕으로부터 왔다면 그것은 마치 산 속 숲 가운데 핀 꽃과 같아서 저절로 잎이 피고 뿌리가 뻗어 나갈 것이다. 만약 부귀와 명예를 권력으로부터 얻은 것이라면 그것은 마치 화병에 꺾어다 꽂은 꽃과 같아서 그 뿌리가 없으니 서서 기다릴 정도로 금방 시들 것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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