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요정 ㅣ 사계절 그림책
윤담요 지음 / 사계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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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엄마, 심심해.”


“뭐 하고 싶은데?” 하고 물어봐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 때가 있지요. 저도 모르게 “그럼 뭐라도 해봐.” 하고 말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윤담요 작가의 《심심해요정》을 읽고 나니 ‘심심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 책에는 ‘심심해’를 먹고 사는 심심해요정들이 등장합니다. 눈도 입도 일자 모양이라 정말 심심해 보이는 요정들이지요. 


어느 날 ‘심심해’가 떨어지자 사람들의 일상으로 내려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 강아지, 작은 생명들에게서 ‘심심해’를 모읍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물조물 요리하지요.


‘심심해’를 버려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맛있는 재료처럼 다루는 설정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는 심심하면 곧바로 무언가를 채우려고 합니다. 영상이나 게임을 찾기도 하고, 아이가 심심하다고 하면 부모가 먼저 놀 거리를 찾아주기도 하지요.


그런데 어쩌면 심심한 시간이 있어야 아이가 주변을 살펴보고, 혼자 생각하고, 자기만의 놀이를 만들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일정이 비어 있으면 괜히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고, 시간이 남으면 ‘이 시간에 공부라도 해야 하나?’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시간을 꽉 채울 필요는 없겠지요.


특히 이 책은 ‘심심함도 좋은 거야’라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텅 빈 화면에서 시작해 초록, 파랑, 노랑 요정들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심심해마을’이 조금씩 채워집니다. 심심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그림책의 세계는 점점 풍성해지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이런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습니다.


“우리 집에 심심해요정이 온다면 무엇을 가져갈까?”


“심심할 때 네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떠올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생긴다면 뭘 해보고 싶어?”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자기 생각을 꺼내볼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심심해요정》을 읽고 나니 ‘심심해’가 꼭 해결해야 하는 말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어쩌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과 놀이가 시작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그래서 다음에 아이가 “심심해”라고 말하면 바로 무언가를 찾아주기보다,


“그래? 그럼 오늘은 그 심심함으로 뭘 만들어볼까?”


하고 한번 웃어보려고 합니다. ^^


윤담요 작가의 《심심해요정》은 귀여운 요정들의 이야기 속에 심심함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바쁘게 무언가를 채우는 데 익숙한 어른에게도, “심심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도 재미있게 읽힐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심심해’라는 말 뒤에 생각 하나, 놀이 하나, 상상 하나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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