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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스리는 감정 동화
에스티브 푸졸 이 폰스 지음, 정지현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공부나 생활습관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일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별일 아닌 것처럼 넘어가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거나, 작은 일에 속상해하고, 친구와의 관계에서 서운해하거나,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담아두는 모습을 보면 ‘대체 왜 저럴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른인 저도 제 감정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서운했던 것이고, 짜증이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걱정하고 있었던 것처럼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 동화》는 바로 그런 감정 연습을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이번에 가람어린이에서 새롭게 출간된 책에는 분노, 두려움, 불안, 질투, 죄책감 등 여러 감정을 다루는 스무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감정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감정에 알맞은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건강하게 조절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는데요^^
아이에게
“화내면 안 돼.”
“울지 마.”
“그 정도 가지고 왜 속상해해?”
라고 말하는 것보다,
“지금 네 마음은 어떤 것 같아?”
“화가 난 걸까, 속상한 걸까?”
“그 감정을 말로 표현해볼까?”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훨씬 오래 남을 것 같았거든요.
책에는 엄지손가락 톰에게서 용기와 자신감을 배우고,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를 통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방법을 생각해보며, 코끼리의 이야기를 통해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익히는 식으로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 속에서 만나게 됩니다.
무엇보다 감정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화가 난다고 해서 나쁜 아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질투한다고 해서 못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고, 무섭다고 해서 약한 것도 아닙니다.그쵸^^;;;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알아보고,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배우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저도 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감정을 해결해주려고 먼저 나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신경 쓰지 마.”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마.”
“친구가 그랬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
그런데 아이가 원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일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으면 정말 속상했겠다.”
“네가 많이 화가 났구나.”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괜찮아.”
이렇게 먼저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편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감정 이해는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는 연습이면서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연습이기도 하구요.
책 역시 감정을 알고 다스리고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향을 이야기해줘요.
특히 아이가 성장할수록 친구관계에서 생기는 서운함이나 비교, 질투, 화 같은 감정은 더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부모가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기보다 아이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저는 이 책을 아이와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하루에 한 이야기씩 천천히 읽어보고 싶습니다.
“너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
“이 주인공은 왜 화가 났을까?”
“이 마음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책 한 권이 단순한 독서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와 마음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감정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그것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에게 꼭 필요한 공부가 국어, 수학만은 아닐 테니까요.
내 마음을 알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화가 나거나 속상한 순간에도 나를 잃지 않는 힘.
《마음을 다스리는 감정 동화》는 아이에게 그런 마음의 근력을 조금씩 길러주는 책으로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을 가르치기 전에 부모인 저부터 제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오늘 내 마음은 어떤 색이었을까?”
한 번씩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