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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여행 가방 ㅣ 미래그림책 203
이네세 잔데레 지음, 아네테 멜레세 그림, 용희진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유독 마음이 가는 작가님이 생깁니다.
저에게는 아네테 멜레세 작가님이 그런 분입니다. 예전에 《키오스크》를 읽고 그림이 너무 좋아서 책을 소장하고 있을 만큼 애정하는 작가님인데요. ^^
그래서 이번에 《여행하는 여행 가방》을 만났을 때도 책의 내용만큼이나 ‘이번에는 어떤 그림을 보여주실까?’ 하는 기대가 먼저 생겼습니다.
《여행하는 여행 가방》은 제목부터 재미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여행 가방이 직접 여행을 합니다.
비행기에서 떨어진 샛노란 가방은 바다와 사막, 정글, 남극, 화산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곳을 지나며 긴 여정을 이어갑니다.
그런데 이 여행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겹쳐 있습니다. 계절을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의 여정입니다. 가방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철새의 이동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단순한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생명과 자연에 대한 관심으로 생각이 확장됩니다.
무엇보다 아네테 멜레세 작가님의 그림이 역시 재미있습니다. ^^
재채기하는 비행기, 가방에게 경례하는 산,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펭귄처럼 평범한 풍경에 엉뚱한 상상력을 더해놓았습니다. 한 장면을 그냥 지나치기보다 그림 구석구석을 살펴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너무재치가득!!
《키오스크》를 좋아했던 저에게는 이런 유머와 따뜻한 상상력이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그림책을 볼 때 글만 읽기보다.... 그림 속 표현을 오래 들여다보는 편인데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여기에는 뭐가 숨어 있을까?”, “이 가방은 지금 어떤 기분일까?” 하면서 그림 속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도 일반적인 이야기 그림책과는 조금 다릅니다.
반복되는 문장과 의성어·의태어가 리듬을 만들어 소리 내어 읽는 재미가 있고, 같은 표현이 후렴처럼 이어져 아이가 자연스럽게 따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아이와 이런 이야기도 나눠보았어요.
“우리 가방이 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갈까?”
“가방 안에 세 가지만 넣는다면 무엇을 넣을까?”
“철새처럼 멀리 여행할 수 있다면 어디에 가보고 싶어?”
저는 그림책의 좋은 점이 책장을 덮은 뒤에도 이야기가 계속된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하는 여행 가방》 역시 가방의 여행을 따라가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여행과 자연,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길도 하나의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이어지게 합니다.
특히 저에게는 좋아해서 소장하고 있던 《키오스크》의 아네테 멜레세 작가님을 다시 만났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이어서 읽다 보면 그림의 분위기와 상상력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생기니까요.
노란 여행 가방 하나를 따라 바다와 사막, 정글과 남극을 지나고, 그 길에서 철새의 긴 여행까지 만나게 되는 그림책.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여행하는 여행 가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