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코끼리
안나 아니시모바 지음, 율리야 시드네바 그림, 승주연 옮김 / 상상아이(상상아카데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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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현장에서 발달장애인을 많이 만나고 시각장애인 및 중증 장애인과도 심리치료 세션을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늘 마음 한편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살아가는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그릴까’라는 질문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보이지않는코끼리>는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감각과 상상력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도록 돕는 하나의 창문 같은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아, 나는 너무 눈으로만 세상을 믿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 책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시각장애인의 세계’를 특별하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감각의 기준을 살짝 흔들어 주면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줘요^^


 <보이지않는코끼리>는 눈으로 보지 못하는 대신 촉감, 소리, 공기 흐름, 냄새, 온도 같은 정보들이 얼마나 촘촘하게 쌓여 한 사람의 세상을 만드는지 보여줍니다. 읽다 보면 ‘상상’이란 단어가 단지 머릿속 그림이 아니라, 살아내기 위한 능력이라는 사실도 느껴집니다^^


특히 저는 심리치료 현장에서 시각장애인 내담자분들을 만날 때, 무의식적으로 “설명은 더 자세히 해야 한다”는 쪽에만 초점을 두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설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존중’과 ‘동등한 감각’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짚어줍니다. 


시각장애인분들이 세상을 상상하는 방식은 결핍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풍부함일 수 있다는 관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또한 <보이지않는코끼리>를 읽으며 발달장애인 내담자분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해’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은 내가 익숙한 방식으로 상대를 해석하는 것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 익숙함을 내려놓게 합니다. “나는 다 알지 못한다”는 겸손이 관계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유익했다고 느낀 지점은, 시각장애인의 상상세계가 막연한 신비가 아니라 구체적인 감각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게 해주었다는 점입니다. 내담자와 대화할 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어떤 표현이 더 따뜻한지, 그리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까지 실제적으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이지않는코끼리>는 저에게 ‘보는 것’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한 책입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보이면 믿고, 안 보이면 잊어버리는”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도, 상처도, 감정도 대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이 결국 시각장애인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모든 관계의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고, 존중하고, 끝까지 함께 이해하려는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심리치료 현장에서 제가 계속 붙들어야 할 태도라는 것을 조용히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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