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갱스터/린치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경제를 비유할 때 흔히 드는 예가 '파이의 나눠먹기'이다. 파이는 나눠먹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크기가 작아지지만, 그 전체 크기가 증가하는 속도가 나눠먹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보다 빠를 경우 1인당 먹는 파이의 양은 오히려 증가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많은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이 자유시장과 규제 철폐를 요구할 때 쓰는 근거이다.
다시 파이로 돌아가서, 이제 파이가 매우 빠르게 커진다는 가정을 해보자. 앞의 시장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한 사람이 나눠먹는 파이의 크기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파이를 만들기 위해 쓸 밀가루가 부족한 나머지, 썩은 내가 진동하는 밀가루마저도 같이 섞어서 파이를 키워버린다면? 이 경우, 많은 이들의 배가 짧은 시간에 부르게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아마도 이 파이를 먹은 사람들은 식중독에 걸려 모두 쓰러져 버릴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너무나 극단적이다. 파이는 썩은 밀가루가 섞이지 않고도 쉽게 커질 수 있다" 경제학에 대한 이러한 '혹자'들의 의문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당연한 일이다. 그가 '이코노믹 갱스터' 를 읽지 않았다면 말이다.
빈곤과 투기, 밀수, 부패, 그리고 전쟁. 그것들을 도덕적으로 분석한 수많은 지루하고도 논쟁거리만 되는 이야기들을 제시하는 것은 이 책의 목적이 아니다. '뉴턴이 만물을 물리학으로 표현하게 해 주었다면, 경제학은 모든 인류를 경제학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 주었다'라는 유명한 말처럼, 경제학자들인 저자들은 경제학적 논리가 바탕이 되었을 때만이 우리에게 보여질 수 있는 경제학의 썩은 밀가루들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객관적인 수치 해석을 통해 오로지 좋은 '경제학적 파이'를 만들어내는 데 이야기의 모든 초점을 맞추는 책 '이코노믹 갱스터'. 그들이 제시하는 것은 바로 '경제학적 도덕'이다. 책을 읽는 모든 독자를 매혹적이고도 완벽한 논리로 설득해낼 수 밖에 없는 객관적인 사실들은, 이 책이 단순한 교양서나 소비적 도서가 아닌 당신의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도서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