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미 베이비 1
카즈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리뷰는 제 개인적인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킬미 베이비
작가 - 카즈호
역자 - 이정화
구성 - 4컷 만화
화풍 - 3,4등신의 눈큰이
펜터치 레벨 - 중상
내용 - 얼빵하고 성격좋은 여학생 야스나와 냉철한 듯 멍한 살인청부업자 여학생 소냐의 이차저차하는 학교생활 코미디
좋은 점 - 깔끔한 작화
              무난한 개그
              모에한 캐릭터의 성격들         
아쉬운 점 - 별 내용이 없다는 점
                종종 찾기 힘든 웃음 포인트

 조금 바보같지만 평범한 여학생인 '야스나'는 같은 반 학우인 살인청부업자 '소냐'와 친구로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려한다. 살인청부업자와 지내는 것이 마냥 즐겁고 쉽지만은 않으리라. 하지만 사실 별 탈 없이 시시덕거리며 지내는 그들이었다. 그것이 바로 '킬미 베이비'이다.
 본 만화는 매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4컷의 코미디 만화이다. 그런 특성에 맞게 그림체는 지극히 귀엽고 편안한 짧막한 로리스러운 그림이다. 비슷한 느낌을 찾자면 아즈망가, 러키스타 정도가 될까? 이런 작화로 이루어져 있는 본 만화는 신기하게도 비어보이는 느낌 없이 적절한 배치를 보이고있다. 필요에 따라 배경이 들어가기도하고 사라지기도 하면서 단조로워질 수 있는 4컷만화에 풍성함을 지켜주었다. 그런 깔끔하고 적절한 묘사가 살 수 있게끔 펜터치 역시 깔끔하고 정확하게 떨어지는 듯 했다. 작화면에서 아쉬운 점을 찾지는 못했다. 본 만화의 장르나 구성에 딱 맞는 작화에 구도 등이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본 책에서 캐릭터들은 꽤나 특색있는 사람들이다. 평범한 학생과 살인청부업자 학생이라니 참 신기한 조합이다. 그런 캐릭터의 기본 직업군에 이어 성격 역시 개성있고 재미있게 나왔다. 평범한 학생 '야스나'의 경우 약간 엉뚱하고 멍청한 듯한 캐릭터로 하는 일마다 엉뚱한 결과를 낳는 도짓코 같은 느낌이고, 살인청부업자 '소냐'는 냉철하고 매사 준비가 철저하지만 묘하게 겁이 많고 안해주는 듯 해주는 느낌이 강해 이중적인 느낌을 준다. 츤데레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완전히 서로다른 캐릭터의 조합으로 본 만화는 자연스럽고, 무난하게 읽을 만한 개그를 펼치고 있다. 다행히도 일본어의 동음이의어, 유의어 등의 말장난이 아니라 국내에 와서도 크게 바뀌지 않는 개그스타일이다. 순수 상황 그 자체로서 적절한 웃음을 준다.
 가볍고 무난한 개그는 좋았으나 가끔은 이게 어디서 웃어야 할지 막막할 때도 있다. 물론 항상 웃기다면 웃기다는 의미가 사라지니, 무난하게 흘러가다 한두 번 터뜨려주는 게 좋긴하겠지만 가끔은 그것 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리고 앞서 말했던 식의 캐릭터 조합이라면 보다 다양한 이야기로 스토리적으로 이끌 수도 있었을텐데, 너무 학교내부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서 별 내용없는 코미디로만 남아버린 것 같다. 조금은 캐릭터의 성질과 그 주변에 맞는 환경을 고려해서 이야기를 확장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난하고 피식하는 가벼운 웃음을 주는 만화 '킬미 베이비'는 모에한 요소로 캐릭터 상품으로는 꽤나 괜찮을 것 같으나 만화의 질 자체는 그다지 높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아쉬운 작품이었다. 코미디어도 개성에 맞게 흘러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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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벌레 이야기
이청준 지음, 최규석 그림 / 열림원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내용 ★★★★★ 

편집 ★★

※리뷰는 제 개인적 견해이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밀양 - 원제『벌레 이야기』
작가 - 이청준삽화 - 최규석
분류 - 소설
출판 - 열림원
정가 - 6,800원
내용 - 어느날 유괴 되어버린 아이, 그런 아이를 찾고자 자신을 강제적으로 일으켜세운 어머니. 싸늘하게 발견된 아이의 시신, 이내 잡혀버린 범인. 복수심과 용서, 그 가운데에서 헤매는 어머니를 방해하는 신앙이란... 신 앞에서 무엇이 옳은 것일까?
좋은 점 - 신앙에 대한 양면성을 신랄하게 보여줌
              심플하고 묵묵한 서술로 그 막막한 상황을 표현했음
아쉬운 점 - 쓸데없이 값을 올린 삽화의 양
                쓸데없이 값을 올린 종이의 질

여담: 이런 책들이 일본의 문고판처럼 나와야 많은 이들이 정신적 양식을 쌓아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파란 글씨는 스포일러성 글이니 적절히 판단하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만화가 지망생이다. 평소에 즐기는 장르로는 현실을 지극히 파헤쳐서 우리들의 삶을 반성하게 하는 것들을 꼽을 수 있다. 그런 필자의 편협한 독서경향을 깨보고자 이번에는 사람사이의 정,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구해보고자 서점에서 눈을 굴리고 있다가, 밀양을 발견했다. 평소 문화생활을 그리 많이 하지 않는 방구석폐인 아닌 방구석폐인인지라 밀양이 무슨 영화인지도 몰랐고, 포스터나 간단한 스틸컷들만 보고 인간의 정을 표현한, 사랑이야기일줄알고 이 책을 골랐다. 원제가 벌레 이야기라고 봤으나 별 이상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책을 집어 계산을 했고 귀가하며 읽어나갔다. "이거... 살인사건속 사람들의 모습을 서술하는 소설이었잖아...?" 그렇다. 필자는 뭘 골라도 이런 것만 고르나보다. 유괴 및 살인사건 속 피해자의 어머니의 갈등과 파멸을 그린 소설, 밀양 - 원제 『벌레이야기』를 그렇게 접하게 되었다.
 서문에서 작가는 본 이야기가 실화에 근거해 만들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한 유괴살해범이 사형집행을 앞두고 인터뷰 중 자기는 하나님의 품에 안겨 평화로운 마음으로 떠나고, 자신에게 고통받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노라고 말했다는 사건. 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본 소설은 유괴와 살인사건을 다루지만 그것이 주목적이 아니라 그 속에서 고통받은 개인의 모습을 담아내고있다. 그런고로 범죄소설이면서 범죄소설이 아닌 그런 모습을 보이고있다. 굳이 말하자면 비극의 휴먼스토리라 할 수 있겠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라면 그리 좋아하지 않을 형태를 이루고있지만, 필자에게 본 소설은 정말 공감이 가는 작품이었다. 본 소설에서 모든 범죄적인 사건들은 증거와 알리바이를 정확히 나타내지 않고 뉴스가 흘러가듯 어렴풋이 보여주면서 해결된다. 그후 살해당한 아이의 아버지의 시점에서 아내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매우 묵묵해 되레 참담한 기분이 독자에게 와닿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런 있을 수 없지만 생겨버린 묘한 공감대 속에서 진짜 갈등은 시작된다.
 아이가 학교에서 나와 학원에 가는 중 실종되어버린 후, 화자의 아내(이하 엄마)는 충격에 빠졌으나 이내 아이를 찾기 위해 자신의 일까지 접어두고 아이를 찾을 방도를 모색하며 사방팔방 뛰어다닌다. 그러나 이내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 용의자가 나타나게 된다. 엄마는 또다시 용의자에의 복수심과 분노로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온갖 수단을 강구한다. 그런 중 용의자가 범인으로 확정되면서 의도치 않은 법적인 보호를 받게 된다. 복수의 대상을 잃은 엄마는 자리에 그대로 눕게 된다. 그런 때에
이웃에 사는 김 집사가 찾아와 모든 것은 하나님의 뜻이며 우리는 그저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엄마를 일으켜 세워준다. 이제는 아이의 넋을 위해 자신을 일으킨 엄마는 끝없는 기도 속에서 용서의 마음을 찾는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마음에 대한 증거를 찾고자 범인에게 찾아가 용서를 하려한다. 하지만 범인은 이미 신앞에 용서를 받았고, 그 누구보다 평안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이미 범인은 용서받았고, 그로인해 용서할 수 없게 된 엄마는 다시 목적을 잃고 좌절감과 배신감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신과 인간, 신앙과 인간사에 대한 애절한 절규를 내뱉는다.
 그렇게 다시금 신과 멀어진 엄마는 범인의 사형집행일에 라디오의 인터뷰를 듣게 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므로써 커다란 짐에서 벗어나게된다.

"이제 와서 제가 왜 죽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제 영혼은 이미 아버지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거두어주실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영혼뿐 아니라 네 육신의 일부는 이 땅에서 다시 생명을 얻어 태어날 것입니다. 저는 저의 눈과 신장을 살아 있는 형제들에게 맡기고 가니까요."

"다만 한 가지 여망이 있다면 저로 하여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에도 주님의 사랑과 구원이 함께 임해주셨으면 하는 기원뿐입니다. 저는 그분들의 희생과 고통을 통하여 오늘 새 영혼의 생명을 얻어 가지만, 아이의 가족들은 아직도 무서운 슬픔과 고통 속에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이나 저 세상으로 가서나 그분들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아이의 영혼을 저와 함께 주님의 나라로 인도해주시고 살아남아 고통받는 그 가족 분들의 슬픔을 사랑으로 덜어주고 위로해주십사고······."

 아이의 실종 후 받은 충격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찾기위해 강제적으로 자신을 일으킨 엄마, 아이의 시신 발견 후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을 일으킨 엄마, 범인이 잡힌 후 분노와 복수심으로 자신을 일으킨 엄마, 용서를 위해 꺼져가는 마음의 불을 붙인 엄마. 그런 엄마를 일으켜 세운 것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신앙인 김 집사였다. 그 사이에 있는 것은 신앙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신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못했고 결국은 크나큰 슬픔 만을 안기고 말았다. 이런 부분은 신앙의 양면성을 드러냈다고 생각된다.
 필자의 부친은 초,중,고를 신부가 되기 위한 길을 걸었던 사람이었다. 그런 교육환경 및 생활환경 탓일까, 당신의 사고는 거의 신앙과 연결되어있고, 현실을 셩경이라는 이상 속에 맞추려 하시는 경향이 강하다. 현실과 이상을 너무 가깝게 여기고 있다. 바로 이런 것이 신앙의 양면성이다. 이 소설에서는 이런 부분이 신랄하게 묘사되고있다. 현실의 고통 아픔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엄마와 그런 그녀에게 끝까지 신앙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강요하는 김 집사, 이 둘의 대화를 읽고 있자면 신앙의 길이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있지는 않을까, 적당한 절충안이 없는 맹목적인 신앙은 되레 우리에게 잘못된 길을 제시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의 끝에는 소위 말하는 개독교(천주교도 개신교도 기독교에 속하기에 이 말은 천주교인인 필자에게도 큰 정신적 데미지를 주는 말이지만 사용하겠다.)였다. 물론 흔한 일이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일이기에 뉴스에 나오고 욕을 먹는 것이지만, 사실 종교인들 중에, 신앙인들 중에 목적을 잃고 이리저리 막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그 결과는 어떻든 나오는 말은 이렇다.

"주님의 뜻입니다."

개독교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신앙으로써 나설 자리가 아님에도 나섰고, 상대에의 특수한 환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교리에 맹신하여 상대의 기분을 고려치 않고 신앙을 강요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본 책은 독자의 기분을 씁쓸하게 만들면서 스스로를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런 사회참여적인 문학! 필자는 정말로 좋아하는 모습이고, 그러해서 본 작품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게 되었다.
 이런 좋은 내용의 책에 삽화가 들어가있었다. 원체 분량이 짧은 책인지라 삽화를 늘리고, 페이지당 글줄 수를 줄여 책의 볼륨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정말 최악의 조합이라 생각된다. 그저 책값을 부풀리기 위한 술수라고 생각된다. 물론 삽화가 쌩뚱맞거나 그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필자는 소설을 읽고 싶었던 것이지 그림책을 읽고싶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그림책은 그림이 매번 다르기라도 하지, 본 책은 대여섯 가지의 삽화를 요리조리 편집해서 넓게 분포한 것 같았다.
 그와 더불어 종이의 질도 조금은 쓸데 없이 좋게 만든 것 같다. 대충 100g정도 할 것 같은 종이에 페이지에 텅비어있는 레이아웃을 숨기고자 백그라운드까지 깔아 인쇄비와 제작비를 올렸다. 차라리 글줄 수를 늘려 페이지 자체를 줄이고 공허해보이는 여백을 줄여서 쓸데없는 인쇄비용을 낮추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책은 요즘 트렌드인 에코디자인에서도 한참이나 벗어난 편집디자인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삽화의 불투명도를 낮춰 백에다 살짝 깔고 그 위에 글을 채워 페이지도 줄이고 잉크의 사용량도 줄이는 방식으로 책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게 했다면 책의 원가역시 60%정도로 줄어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 책의 내용은 지극히 현실참여적이고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주는 대단히 좋은, 위대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편집이나 디자인은 수준이 너무 떨어진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문학계가 약세를 이룬다고 값을 올리는 갖가지 방법을 구사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책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게 낫지 않을까? 포장지 값이 전체 생산비의 50%나 되는 그런 휘황찬란한 사치의 시대는 10년 전에 끝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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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만박 - 아즈망가 대왕 10주년 기념본!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리뷰는 제 개인적 견해이오니, 단순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오사카 만박
제작 - 요츠바 스튜디오
역자 - 이형진
구성 - 도록 및 팬북
내용 - 요츠바 스튜디오의 대표이사 사토미 히데키와 아즈망가대왕의 작가 아즈마 키요히코는 10년 전, 본 만화가 잘 되면 10년 후에 도록을 만들자는 의견을 내면서 자료를 의도적으로 모았고 그것을 재편성해 책으로 만들었다. 10년간 있었던 아즈망가대왕에의 각종 상품, 이벤트, 해외출판본, 축전만화 등을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
좋은 점 - 아즈망가대왕에 대한 10년을 이해하고 추억할 수 있는 책.
              디자인 도록을 보는 듯한 깔끔한 레이아웃.
              일본의 다양한 OSMU와 디자인 양상을 통해 넓은 사고를 갖게 해줌.
              눈에 보이는 아즈마 키요히코의 노력.
              다양한 작가의 그림을 통해 보이는 새로운 아즈망가의 즐거움.
(참여작가: 히카와 헤키루, 이와사키 마사카즈, 코가 료이치, 바라수이, 도우만 세이만, 우사쿤, 아라이 케이이치, kashmir, 유키 신이치, saxyun, 카즈호, 카네코 마사루, 스카, 다이오키, 아오키 우메, 시노후사 로쿠로)
아쉬운 점 - 만화가 아닌 팬북·정보지류라 별 생각없이 만화를 기대하면 상처 받을 것 같다.
                 아즈망가 대왕의 연재 잡지 및 과거를 모르는 상황에서 생기는 혼돈.

여담: 전 덕력이 약해요.. 오사카 건담버전 일러스트의 설명을 봐도 뭔지 모르겠네요. 어흑..<

 초등학생의 나이에 고등학교로 월반한 천재 소녀 치요를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소녀의 옆에 우르르 모여서 난리를 부리던 여고생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하는가. 그들이 탄생한지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나보다. 짧은 듯 긴 10년이라는 세월이 한데 어우러져, 만국박람회의 도록과 같이 엮어 나왔다! 가자 이름도 모에롭고 찬란한 '오사카 만박'!!
 서점을 걸어가다가 친숙하고 아리따운 '오사카'(카스가 아유무)가 그려진 '오사카 만박'의 표지를 보고 "아니 이것은 뭔가!?"라며 외전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면 조금은 당황스러울 것이다! 본 책은 다름 아닌 아즈망가대왕의 10년 역사를 담은 도록이기 때문이다. 본 책에는 아즈망가 대왕의 시작인 '아즈망가'(키요히코의 패러디 단편선인 듯)가 간단히(두세 쪽) 소개 되고, 그 후 아즈망가 대왕에 관한 역사를 꾸준히 설명하면서 기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를 살피자면 아즈망가대왕이 연재된 잡지와 처음 묶인 단행본에 대한 자잘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들, DVD화를 하면서 나타난 패키지, 광고물 형태들(한국 홍보용 한복 치요도 소개 되었다.), 각종 OSMU(캐릭터 상품 등)와 그 제작 과정, 다양한 해외 발매본의 소개, C3 행사 참여 이야기 등을 보여준다. 거기에 이어 다른 작가들의 축전만화들, 단행본 신장판을 뽑으면서 원고를 다시 그린 키요히코의 노력도 보여주어 10년이라는 역사의 웅장함과, 그렇게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다시금 께닫게 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본 책이 아즈망가 대왕을 다시금 느끼고 훈훈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고, 일본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함께한 10년을 기억하게 해주는 좋은 매체이지 않을까하고 생각된다. 거기에 책의 레이아웃 역시 굉장히 차분하면서 적당한 발랄함을 느끼게 해주어서 시각적으로 인지하기도 쉽고, 질리지도 않게 잘 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도록같은 느낌은, 미비한 실력이지만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에게 굉장히 흥미로웠다. 일본의 다양한 디자인과 OSMU능력을 보며 우리도 분발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다.(쓸데없이 영어를 남용하거나, 유치하고 의미없이 연결지은 듯한 디자인은 피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노력은 만화가뿐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각 분야의 장인이 되어 해나가야 할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반성과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좋은 부분이었다. 또한 다른 작가들이 아즈망가 대왕을 자신의 식으로 이해, 표현한 만화들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아 흥미로웠다. 특히 '스카'라는 작가의 만화는 오사카를 100% 이해하고 만화를 그렸다고 생각될 만큼 소소하지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좀 아쉬웠던 점이랄까, 본 글의 시작에서도 나온 말이지만, 책의 표지만 보고 별 생각없이 속편, 외전을 생각하고 책을 산 사람이라면 "뭐지뭐지뭐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를 것 같다. 띠지에 기념본이라고 간단히 써있긴 하지만, 어떤 식의 책일지는 모르겠어서 잘못 된 인지가 생기는 경우는 대단히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와 더불어 아즈망가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나오지만, 그 설명이 지나치게 짧아서 아즈망가 대왕을 본 사람일지라도 그게 무엇인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엄청난 혼돈이 올지도 모를 거라 생각된다.(사실 둘 다 필자가 읽으며 겪고 두 번 정도 읽고 이해한 부분이었다.) 조금은 상세하게 알려주어 한 번만 읽어도 혼돈이 없게끔 도와주었으면 했다.
 소소하지만 즐거운 여고생들의 삶을 그린 학원코미디 만화 아즈망가 대왕의 10년을 기록해나간 10주년 기념본 '오사카 만박'! 국제박람회나 각종 엑스포에 가서 세상의 흐름을 읽듯이 아즈망가대왕의 10년간 흐름을 이해하면서 색다른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도록이었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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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엔비엔푸 1
다이스케 니시지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리뷰는 개인적인 것이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디엔 비엔 푸
작가 - 니시지마 다이스케
역자 - 조은정
구성 - 스토리만화
화풍 - 팬시용품 혹은 풍자 일러스트에 어울리는 SD캐릭터
펜터치 레벨 - 중상
내용 - 때는 1965년 베트남전쟁이 한창일 때. 종군기자로 일본계 미국인인 '히카루 미나미'는 베트남에 가게 된다. 그곳의 부조리한 미군들의 사이에서 고생을 하던 그는베트남의 '공주'라 불리는 여전사를 만나 그녀를 그리며 전장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런 중 스파이 혐의를 받고 그린베레 집단과 함께 그들의 전투를 보며 움직인다.
좋은 점 - 귀엽고 깔끔한 작화(아이러니함을 심어줌)
             스크린톤 사용의 절제
             독특한 캐릭터 표현
             전쟁의 참혹함과 부조리함에 대한 고발
             기자와 공주의 관계와 그에 대한 작은 이벤트들
아쉬운 점 - 그림과 다르게 잔혹한 이야기(사실 아쉽지는 않지만 그룹 거리의 시인들처럼 소비자를 속일 위험이 있음.)
                외형적으로 성별 구분이 힘들 정도로 비슷한 인물
                심하게 과장된 전투 장면
                공주의 히어로화

 역사를 살펴보면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란 나라가 유일하게 패배한 전쟁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온 피해자의 수는 베트남 국민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을 봐서 가히 어디가 승자인지, 누가 악의 축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전쟁인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싶어서였을까? 이번에 이야기해볼 '디엔 비엔 푸'는 이런 베트남전쟁을 미군이지만 군인이 아닌 종군기자의 시선으로 그려나가고있다. 그것도 베트남의 킬러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본 만화의 표지를 살펴보자. 정말 귀여운 그림으로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주고있다. 동화나 캐릭터 상품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그림으로 과연 어떤 만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굉장히 호기심이 생겼다. 책을 펼쳐보니 표지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타이틀과 차례에서 엄청난 디자인적 세련됨이 느껴졌다. 이거 보통 내공의 작품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를 더 넘겨 내지의 그림들 역시 표지와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고 신기했다. 개그만화가 아님에도 이런 극도의 생략된 이미지로 만화를 꾸릴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작품 속에서는 이런 귀엽고 간결한 그림에 맞게 배경도 간략화하려 표현하였고 스크린 톤 역시 엄청 제한하여 흑과 백의 형태 위주로 만화를 표현했다. 캐릭터의 형태와 묘사정도가 언밸런스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작화는 단순하지만 만화의 완성도를 전혀 해치지 않는 과감한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이런 자유롭고 단순해보이는 그림체의 최대 장점이라면 그 어떤 방식으로 캐릭터를 만들든 서로 조화되기가 쉽고 그만큼 다양한 느낌으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 본 만화에서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각각 그 개성에 어울리는 외형을 취하고 있다 생각된다.
 이렇듯 간결하고 완성도 있는 작화였지만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캐릭터를 다양하게 뽑아낼 수 있는 그림체여서 좋긴 하나, 성별이 구분 안 될 정도로 단순해서 인물의 성별을 구분하기도 힘들고, 다들 너무 똑같아 보이기도 한다. 거기에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과격한 전투 장면을 그리는데, 그림체의 특성상 그렇게 잔인해 보이지는 않아 별 문제는 없을지라도 이런 선택은 되레 허구성을 강하게 만들어서 그렇게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이제 만화의 내용을 말해볼까. 본 만화의 내용은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기자 '히카루 미나미'가 전쟁을 겪으며 '공주'라 불리는 베트남 킬러에게 매료되어 재회를 바라는 그런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런 목적을 위한 걸음만을 보여주는 연애물이 아닌 재회를 바라면서 겪는 많은 전쟁통을 보여주는 잔혹한 이야기를 보여주고있다. 작화와 내용이 완벽히 다르다 할 수 있는 아이러니함. 이런 아이러니함은 마치 아이들이 전쟁에서 생활하는 것 같은 기분을 심어주어 전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장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한 이야기 중 베트남인과 미군의 생각 차이들도 보이면서 삶이 얼마나 척박한지 전쟁이 얼마나 부조리한지를 고발하고 있어 그 깊이 역시 깊어져서 좋다고 생각된다. 그런 깊이와 더불어 기자와 공주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살짝살짝 보여주어 과연 앞으로 이 둘은 어떻게 엮일지 궁금하게 만들고 "1965년 두 사람은 아직 서로를 모른다."라는 구절의 반복으로 호기심과 묘한 복선을 깔아 독자를 흥미롭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 만족하고 완결을 보고싶은 만화로 만족도가 높지만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다. 역사적 사실을 현실적인 시선에서 다루는 만큼 만화의 내용이 징그러워질 수가 있다. 사실 필자는 이런 냉혹한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그림만 보고 동생이나 자제에게 이 책을 사준 사람들이 있다면 내용을 보고 그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거리의 시인들의 이름만 보고 잔잔한 클래식을 찾아 음반을 샀는데 속사포랩이 쏟아져 나와 깜짝 놀라는 것과 같으리라. 본 만화는 이렇게 당혹감을 느끼기 너무 좋은 만화다. 그리고 설정상으로 공주는 엄청난 사람에게 살인기를 배우는 킬러인 모양이다. 하지만 그 설정이 심각하게 지나쳐서 홀로 군인들을 쓸어나가고 헬기마저 파괴하는 엄청난 인물이 되어버렸다. 현실적인 소재에 현실적인 시점과는 다르게 인물 하나로 인해 히어로물이 돼버린 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배경과 흐름에 맞춰 인물의 성질이 잡혀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런 점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귀엽고 보기 편안한 그림으로, 가슴아프고 보기 안 좋은 역사를 그려낸, 아니 그런 비극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리려하는 만화 '디엔 비엔 푸'. 주인공 히카루의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전쟁 속에서 어떤 일들이 그의 목숨과 목표를 무너뜨리려 할지, 그 화약냄새 나는 현장으로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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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 아시하라 히나코 컬렉션 1
아시하라 히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리뷰는 개인적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아시하라 히나코 컬렉션 1 - 약속
작가 - 아시하라 히나코
역자 - 서수진
구성 - 단편 모음집
화풍 - 굴곡 적고 가는 선으로 그린 순정만화 스타일
펜터치 레벨 - 중상
내용 - 단편 중 하나인 '약속'은 하루하루 의미없이 살던 여학생과 그녀에게 희망을 주던 남학생이 순수한 사랑을 하던 중 남학생의 과거를 알게 된 여학생이 그를 멀리했으나 그 과거를 조사하며 다시 합쳐지는 내용이다. 단편 '뻐꾸기의 딸'은 첩의 딸인 아이가 안주할 곳을 못 찾고 방황하는 것을 고교의 남학생이 보살피며 안주할 곳을 함께 찾아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학생이 사랑하게 된 남자는 다름 아닌 유부남인데? 단편 '60 days'는 책만을 좋아하고 인간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여학생이 전학을 60일 앞두고, 반에서 학교 운동회 추진위원이 된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서점에 간 여학생은 자신과 닮은 꼴을 아이를 발견하고 도와주다, 친구들과 함께 운동회 준비에 힘을 더하며 한 층 발전을 이룬다.
좋은 점 - 깔끔한 작화
             분위기에 맞게 여운을 남기는 컷 구성
             다양한 사랑이야기
             차분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 전개
아쉬운 점 - 배경의 미약함
                뭔가 애매한 비례 및 동세
                외형적으로 똑같은 인물

 '약속'. 본 단편 모음집의 이름이다. 세 가지의 단편이 묶여있는 책으로 작가의 6년 전 만화라는 것 같다. 조금은 풋풋하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단편 습작 시절의 만화가 단행본으로 묶인 것 같다. 표지에서 부터 나타나는 잔잔함을 따라 책을 펼쳐보자.
 작화를 보자. 6년 전의 단편이라면 데뷔 전일까, 후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은 풋풋한 느낌이 도는 작화가 보인다. 선의 형태로 보아서는 스푼펜으로 굴곡 없이 가볍게 그려나가는 스타일을 구사할 것 같다. 그런 작화로 인해 만화를 보며 어딘가 눈에 거슬리거나 하는 불안한 선 없이 깔끔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런 이유로 인물과 배경에 차이가 약해지긴 하겠지만, 명암을 표현하는 것 같은 묘사를 줄이고 스크린 톤을 활용해 그런 걱정은 없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요즘 세삼 스크린 톤의 위력을 느끼고 있다.) 이런 깔끔한 작화는 만화의 잔잔함을 표현하는데 최적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작화와 더불어 컷의 활용도 굉장했던 것 같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속도를 맞춰 컷의 크기가 변화하고, 배경의 양을 줄여 컷이 보다 커보이게 만들고, 사이사이에 무음의 컷을 추가해나갔다. 긴장할 때 함께 긴장하고, 조심스러울 때 함께 조심스러워지는 그런 컷 구성이었다고 생각된다. 사실 만화가 지망생으로서 이런 거 존경스럽다.
 하지만 좀 아쉽긴 했다. 앞서 배경을 비워서 컷을 키운다 했지만, 만화가 진행되는 내내 배경이 너무나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서 그 깊이나 완성도가 조금 떨어져 보이는 감이 없잖아 있다. 물론 이런 서정적인 만화에 배경은 크게 중요치 않을 수 있겠으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조금은 배경에 대한 할애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에 동세면에서는 아무 어색하지는 않지만 뭔가 어정쩡한 모습의 동세를 보여주고 있어 그런 점이 아쉬웠다. 아마 그런 부분은 인체비례에서 묘한 오류가 나타나 느껴지는 게 아닐까싶다. 거기에 인물들의 얼굴은 거의 같다고 생각이 되어 정말 안타깝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장 큰 예로 두번째 단편 '뻐꾸기의 딸'에서 여주인공과 유부남의 아내의 얼굴만을 놓고보면 과연 다른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쁘게 그리는 것은 좋지만 개성을 살리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이제는 아까부터 말한 잔잔한 이야기에 대해 해볼까한다. 본 만화의 구성은 단편만화 3개가 묶인 것으로 각각 '약속', '뻐꾸기의 딸', '60 Days'가 있다. 약속에서는 가족과 불화를 이루며 자신의 존재 가치는 희미하다고 느끼는 여학생과 그런 그녀를 지켜주는 남학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중 여학생은 남학생의 과거를 듣고 자신에게 잘 해주는 이유가 그 과거 때문이라 치부, 그를 떠난다. 그런 중 남학생의 예상치 못한 사고에 둘은 다시 재회하고 남학생은 여학생에게 과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한다. 여학생은 그의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다시 조사해 오해를 풀고 그와 다시 행복을 향해 간다.
 뻐꾸기의 딸에서는 아버지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잉태해 탄생한 딸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주인공인 여학생은 집에서도 뻐꾸기같은 존재로 인식되어있고, 밖에서도 아무 남자에게나 사랑을 느껴 상대를 꾀려하는 버릇으로 안주할 곳 없이 방황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한 남학생이 일하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또다시 한 남자에게 반하고 만다. 그런데 그 사람은 다름아닌 유부남. 여학생은 남자의 부인과 다투게 되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큰소리를 듣게 된다. 그런 중 어머니의 설교를 피해 도망치다 실수로 어머니를 다치게 하고 사라진다. 남학생은 유부남과 어머니와 함께 여학생을 찾고 여학생에게 여러 방면에서의 안주할 자리를 찾아준다.
 60 Days에서는 책만 좋아하고 인간관계를 어려워 하는 친구라곤 없는 한 여학생이 전학을 60일 앞두고 운동회 추진위원이 되면서 시작한다. 친구들과의 협력을 전혀 보이지 않는 여학생은 방과후 준비 활동을 하다말고 그대로 학교에서 나와 집으로 가던 중 서점에서 자신과 닮은 꼴인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책도 읽고 놀아주게 된다. 그런 중 친구들은 여학생의 의외성을 발견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친구가 된다. 운동회 진행 역시 순조롭게 흘러가던 중 여학생은 전학을 앞두고 어린 아이에게 자신의 과거가 그 아이와 같았지만 지금은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며 힘을 내라 한다. 운동회에 앞서 여학생은 한 학생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운동회가 끝난 후 전학을 가게 된다. 먼 곳에서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작은 행복을 얻게 된다.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만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관점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전부 뻔할지 모르는 사랑이야기지만 그 흘러가는 방법들이 흥미로웠다. 그런 사랑 이야기를 차분하게, 가슴을 울리며 표현한 것 역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거기에 추가로 미묘하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생각할 수도 있는 만화였기에 또 마음에 들었다. 이번 역시 내용 면에서 아쉬운 점을 찾지는 못했다. 굳이 꼽자면 세 가지 만화의 분위기가 너무 다 똑같았다는 것 정도 되겠다.
 잔잔하게 살랑이는 샛바람같은 젊은(어린) 청춘들의 사랑. 그 깨끗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최적의 선과, 여운으로 그려낸 단편 모음집 '약속'은 치유계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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