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 아시하라 히나코 컬렉션 1
아시하라 히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리뷰는 개인적 견해이오니, 단순 참고용으로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제목 - 아시하라 히나코 컬렉션 1 - 약속
작가 - 아시하라 히나코
역자 - 서수진
구성 - 단편 모음집
화풍 - 굴곡 적고 가는 선으로 그린 순정만화 스타일
펜터치 레벨 - 중상
내용 - 단편 중 하나인 '약속'은 하루하루 의미없이 살던 여학생과 그녀에게 희망을 주던 남학생이 순수한 사랑을 하던 중 남학생의 과거를 알게 된 여학생이 그를 멀리했으나 그 과거를 조사하며 다시 합쳐지는 내용이다. 단편 '뻐꾸기의 딸'은 첩의 딸인 아이가 안주할 곳을 못 찾고 방황하는 것을 고교의 남학생이 보살피며 안주할 곳을 함께 찾아주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학생이 사랑하게 된 남자는 다름 아닌 유부남인데? 단편 '60 days'는 책만을 좋아하고 인간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여학생이 전학을 60일 앞두고, 반에서 학교 운동회 추진위원이 된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서점에 간 여학생은 자신과 닮은 꼴을 아이를 발견하고 도와주다, 친구들과 함께 운동회 준비에 힘을 더하며 한 층 발전을 이룬다.
좋은 점 - 깔끔한 작화
             분위기에 맞게 여운을 남기는 컷 구성
             다양한 사랑이야기
             차분하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 전개
아쉬운 점 - 배경의 미약함
                뭔가 애매한 비례 및 동세
                외형적으로 똑같은 인물

 '약속'. 본 단편 모음집의 이름이다. 세 가지의 단편이 묶여있는 책으로 작가의 6년 전 만화라는 것 같다. 조금은 풋풋하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단편 습작 시절의 만화가 단행본으로 묶인 것 같다. 표지에서 부터 나타나는 잔잔함을 따라 책을 펼쳐보자.
 작화를 보자. 6년 전의 단편이라면 데뷔 전일까, 후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은 풋풋한 느낌이 도는 작화가 보인다. 선의 형태로 보아서는 스푼펜으로 굴곡 없이 가볍게 그려나가는 스타일을 구사할 것 같다. 그런 작화로 인해 만화를 보며 어딘가 눈에 거슬리거나 하는 불안한 선 없이 깔끔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런 이유로 인물과 배경에 차이가 약해지긴 하겠지만, 명암을 표현하는 것 같은 묘사를 줄이고 스크린 톤을 활용해 그런 걱정은 없어도 될 것으로 보인다.(요즘 세삼 스크린 톤의 위력을 느끼고 있다.) 이런 깔끔한 작화는 만화의 잔잔함을 표현하는데 최적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작화와 더불어 컷의 활용도 굉장했던 것 같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속도를 맞춰 컷의 크기가 변화하고, 배경의 양을 줄여 컷이 보다 커보이게 만들고, 사이사이에 무음의 컷을 추가해나갔다. 긴장할 때 함께 긴장하고, 조심스러울 때 함께 조심스러워지는 그런 컷 구성이었다고 생각된다. 사실 만화가 지망생으로서 이런 거 존경스럽다.
 하지만 좀 아쉽긴 했다. 앞서 배경을 비워서 컷을 키운다 했지만, 만화가 진행되는 내내 배경이 너무나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서 그 깊이나 완성도가 조금 떨어져 보이는 감이 없잖아 있다. 물론 이런 서정적인 만화에 배경은 크게 중요치 않을 수 있겠으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조금은 배경에 대한 할애를 해야하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에 동세면에서는 아무 어색하지는 않지만 뭔가 어정쩡한 모습의 동세를 보여주고 있어 그런 점이 아쉬웠다. 아마 그런 부분은 인체비례에서 묘한 오류가 나타나 느껴지는 게 아닐까싶다. 거기에 인물들의 얼굴은 거의 같다고 생각이 되어 정말 안타깝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장 큰 예로 두번째 단편 '뻐꾸기의 딸'에서 여주인공과 유부남의 아내의 얼굴만을 놓고보면 과연 다른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쁘게 그리는 것은 좋지만 개성을 살리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이제는 아까부터 말한 잔잔한 이야기에 대해 해볼까한다. 본 만화의 구성은 단편만화 3개가 묶인 것으로 각각 '약속', '뻐꾸기의 딸', '60 Days'가 있다. 약속에서는 가족과 불화를 이루며 자신의 존재 가치는 희미하다고 느끼는 여학생과 그런 그녀를 지켜주는 남학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중 여학생은 남학생의 과거를 듣고 자신에게 잘 해주는 이유가 그 과거 때문이라 치부, 그를 떠난다. 그런 중 남학생의 예상치 못한 사고에 둘은 다시 재회하고 남학생은 여학생에게 과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한다. 여학생은 그의 과거에 있었던 일을 다시 조사해 오해를 풀고 그와 다시 행복을 향해 간다.
 뻐꾸기의 딸에서는 아버지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잉태해 탄생한 딸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주인공인 여학생은 집에서도 뻐꾸기같은 존재로 인식되어있고, 밖에서도 아무 남자에게나 사랑을 느껴 상대를 꾀려하는 버릇으로 안주할 곳 없이 방황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한 남학생이 일하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또다시 한 남자에게 반하고 만다. 그런데 그 사람은 다름아닌 유부남. 여학생은 남자의 부인과 다투게 되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큰소리를 듣게 된다. 그런 중 어머니의 설교를 피해 도망치다 실수로 어머니를 다치게 하고 사라진다. 남학생은 유부남과 어머니와 함께 여학생을 찾고 여학생에게 여러 방면에서의 안주할 자리를 찾아준다.
 60 Days에서는 책만 좋아하고 인간관계를 어려워 하는 친구라곤 없는 한 여학생이 전학을 60일 앞두고 운동회 추진위원이 되면서 시작한다. 친구들과의 협력을 전혀 보이지 않는 여학생은 방과후 준비 활동을 하다말고 그대로 학교에서 나와 집으로 가던 중 서점에서 자신과 닮은 꼴인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책도 읽고 놀아주게 된다. 그런 중 친구들은 여학생의 의외성을 발견하고 함께 이야기하며 친구가 된다. 운동회 진행 역시 순조롭게 흘러가던 중 여학생은 전학을 앞두고 어린 아이에게 자신의 과거가 그 아이와 같았지만 지금은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며 힘을 내라 한다. 운동회에 앞서 여학생은 한 학생에게 고백을 하게 되고, 운동회가 끝난 후 전학을 가게 된다. 먼 곳에서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작은 행복을 얻게 된다.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 만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관점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전부 뻔할지 모르는 사랑이야기지만 그 흘러가는 방법들이 흥미로웠다. 그런 사랑 이야기를 차분하게, 가슴을 울리며 표현한 것 역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거기에 추가로 미묘하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생각할 수도 있는 만화였기에 또 마음에 들었다. 이번 역시 내용 면에서 아쉬운 점을 찾지는 못했다. 굳이 꼽자면 세 가지 만화의 분위기가 너무 다 똑같았다는 것 정도 되겠다.
 잔잔하게 살랑이는 샛바람같은 젊은(어린) 청춘들의 사랑. 그 깨끗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최적의 선과, 여운으로 그려낸 단편 모음집 '약속'은 치유계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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