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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말을 하는 곳
윤병무 지음, 이철형 그림 / 국수 / 2018년 11월
평점 :
색깔이 화려하지 않고 연필선으로만 표지가 꾸며져서 눈에 편안함을 주었다. 작가 싸인도 있어서 오랫만에 받아 보고 설렘을 느꼈다. 제목도 '눈속말을 하는곳' 어쩜 이리 잘 지었을까? 역시 작가입니다. 11월에 첫눈이 왔는데 이 책으로 미리 눈을 봐서 그런지 더 반가웠다. 마냥 어린애 처럼 눈이 와서 좋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작가의 글은 사람을 편안 하게 해 주어서 좋았다. 내가 일상생활에 겪는 아무 생각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아 가듯이 했는데 장소를 하나 하나 설명을 차분히 해 주어서 요즘 분주한 내 마음에 평안함을 주었다. 그래서 읽고 또 읽고 했다.
1. 마중물이 있어야 하는 펌프는 나의 외갓집을 떠올리게 했다. 지금은 5층짜리 집을 만들었지만, 그때 마당에 펌프가 있어서 여름에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세수도 하고 물장난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하늘나라에 계신 외할머니 생각이 나서 아이들에게 증조외할머니 이야기를 해 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2. 묘소는 명절때만 잠깐 생각하는 장소인데 이젠 나도 나이가 먹으니 시댁 어르신들의 마지막 거처를 생각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해서 신랑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다. 산골짜기를 아버님이 가자하지 않으면 가지 않던 장소에 나도 그렇고 신랑도 그렇게 그 장소를 자주 찾아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서울 근교로 옮겨서 아이들에과 함께 자주 찾아뵙고 또 아이들이 다음 아이들에게도 잘 전달이 되어 찾아와 주었으면 한다.
3. 아이들이 어려서는 시장구경도 할겸 해서 떡도 사고 야채도 사고 했었는데 올해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귀찮아즘이 생겨 그냥 쉽게 배달시키고 시간을 절약한다 했는데 그게 아닌가 싶다. 미세먼지 없는날 아이와 손잡고 천천히 걸으면서 시장냄새도 맡고 여기 저기 구경도 해야 겠다. 너무 깨끗하고 편리만 생각하고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내 생활방식이 바뀌어야 겠다.
4.11/24(토)에 사건에 내가 속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홍대역에서 지인과 만나서 교육을 가기로 한 날이다. 서로 초행길이고 해서 홍대는 정말이지 10여년 만에 가 보는 것 같다. 홍대역에 내려서 아수라장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젊음의 거리라고 하던데 정말이지 젊은 친구들이 모두들 검은은색 패딩을 입고 공중전화 박스에 줄을 길게 서있어서 재난문자를 받고 나와서 그런가 했다. 정말이지 어찌 해야 할지 몰라서 나에게도 몇몇 젊은 아가씨들이 전화기 터지냐고 여러번 물어봤다. 어머? 정말이지 내 것도 안 되었다. 2번출구에서 만나기로 해서 부랴부랴 나왔는데 다행이 지인이 내 이름을 크게 불러주어서 만나서 택시를 타고 교육장으로 무사히 갔다. 나중에 집에 와서 뉴스를 보는데 그 소식이 너무나도 다가왔다. 지인은 'KT' 통신이여서 완전히 먹통이 되어서 나를 엄청 기다렸다고 하면서 내것까지 'KT'였으면 어쩔뻔 했냐고 그날 많은 일들을 겪고 보았다. 나도 지금 공중전화를 사용하라고 하면 어찌 사용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 주변에 있는 사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활을 해야 겠다 생각하는 하루 였다. 책에도 반갑게 나와서 어찌나 기쁘던지 완전 이 장면은 또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