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자의 시신을 인계받아 장례를 대신 치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연고가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데, 금전적 지원이 그 척도가 될 수 있을까. 혈연보다 더 가족 같은 사이도 있는데, 그들의 시간과 사연, 연대와 마음을 어찌 타인이 측정하고 인증할 수 있을까.윤아와 태화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서로 부모에게서 채워지지 않는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그 빈자리를 서로 메워주는 관계는 사랑일까, 우정일까. 하지만 사실 그게 뭐가 중요할까. 이름 붙이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죽은 뒤 유령이 되어 나타날 만큼 깊이 느껴지는 사이인데,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했다.짧지만 다정했다. 우리는 모르는 이와도 연고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 입니다.제목 처럼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내용을 스릴있게 담고 있다. 완벽한 궁극의 살인이라는 것이 있을까. 몇십년 뒤까지 내다본 것이지 대체. 타인을 죽이려는 시도를 하는 범죄자 들이 없어지길 바라며. 스릴있게 읽었다.
책은 표지만 봐도 참 마음에 든다. 뭔가 오묘하고 감성적이랄까. 내용까지도 매우 마음에 든다. 작가님은 책을 정말 잘 읽히게 쓰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어떤 책을 봐도 술술 읽히니까. 이 책도 그렇다. 매우 잘 읽힌다. 그리고 매력적이다. 특별히 누군가 탐정이 되고, 파헤치지 않아도 주변 인물들의 행동과 증언으로 스물스물 정체가 나타나는 설정이 매우 좋다. 다른 시리즈도 다 보고 싶게 된다.
일단 최근 읽은 SF 작품 중 가장 유쾌했다. 멸종 위기종을 다루는데 어떻게 유쾌하냐고? 그만큼 필력이 좋았단 것이다. 읽다 보면 좀 씁쓸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인류는 인류 자신의 이기적 행동으로 인해 많은 동물들을 멸종시키고 있다. 비단 가까운 동물들, 팬더 같은, 이 아니더라도 달팽이, 벌, 물고기 등 신경 쓰고 있지 않은 많은 것들이 죽고 있다는 것이다. 보면서 나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느끼며 뜨끔했었다.이 책은 그렇다고 멸종 동물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정치 상황과 여러 새로운 기술들이 섞여 있다. 그래서 읽는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재밌으면서 씁쓸하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이자 역사 소설이며, 엄마와 딸의 갈등을 담아낸 문학이고 동시에 작가의 자전적 기록이다.기억의 시작은 박적골이다. 대대로 살아온 고향집과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이 잔잔히 펼쳐진다. 자연은 아이에게 가장 큰 놀이터였고, 묘사는 생생해 독자에게도 마치 함께 그 시절을 살아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아이에게 일제 강점기의 옳고 그름은 실감나지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일본어가 당연했고, 한글은 편지를 쓰기 위해 억지로 배워야 했던 언어였다. 이처럼 개인의 시선에서 서술된 시대상은 ‘가만히 있던 사람들’을 쉽게 탓할 수 없게 만든다.서울로 옮긴 뒤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오빠와 자신에게 다른 기대와 태도를 보이는 엄마, 할머니·할아버지의 사랑에 비하면 부족한 애정, 친구도 거의 없는 외로운 환경 속에서 아이는 성장한다. 엄마의 모순된 태도를 비난하지도, 완전히 포용하지도 않는 태도는 딸과 엄마의 관계를 절묘하게 드러낸다.일제가 패망하고도 혼란은 이어졌다. 피난과 이주의 연속 속에서도 서술은 국가적 사건보다 ‘나’의 학교생활, 가족과 친척들의 삶에 초점을 둔다. 참혹한 시대를 담담히 그려낸 문체 속에서 은근히 스며 나오는 분노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정갈하고 유려한 글이었다. 어린 시절의 향수, 분단의 아픔, 개인의 상처와 성장을 모두 담아내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래서일까, 자연스레 다음 책을 집어들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