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 김명순 옮김 / 톰캣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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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작가에요. 당뇨로 입원한 소설가 쓰노다는 몸을 잘 쓰지 못해 꼼짝없이 병실에 누워 있어야 하는데요, 하필이면 그 병실이 예전부터 기묘한 사건이 이어졌던 곳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잠결에 유령을 본 것 같고(아니 유령일 리가…) 이 사건을 시작으로 병실에 얽힌 비밀을 캐기 시작합니다.

직접 뛰지 못하니 주변 사람들을 움직여 수사를 합니다. 편하게 누워 머리만 쓰는 탐정… 부럽다?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물론 나중엔 목숨이 위험해지면서 부러울 겨를은 사라집니다만.

읽는 내내 도대체 트릭이 어디로 튈지 감이 오지 않았어요. 시대가 오래되다 보니 지금 이거 전화 있던 시절 맞지?’ ‘전보 치는 시대인가? 싶을 때도 있고요. 대신 그만큼 발로 뛰고,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단서를 모으는 진짜 ‘고전 수사’의 재미가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 분들은 분명 히히거리며 읽으실 듯 합니다.

처음엔 입원한 남편과 투닥이는 아내의 모습까지, 참 평온한 병실 풍경인데요. 뒤로 갈수록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과 촘촘한 퍼즐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고전 미스터리의 맛을 좋아한다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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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 미국인의 회고록
키에스 레이먼 지음, 장주연 옮김 / 교유서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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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아가는 흑인들, 특히 덩치 큰 흑인 남성. 그들의 삶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가.

덩치 큰 남자가 마약을 강매했다는 백인 학생의 말을 들으면, 우리는 그 남자를 자연스레 흑인으로 상상하지 않는가. 밤길에서 체격 큰 흑인 남성을 마주하면 주저 없이 지나갈 수 있는가. 여성으로서 차별에 예민했던 내가 흑인 남성에 대해 편견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헤비>. 무겁다는 말의 모든 층위가 담긴 책이다. 사랑을 구했지만 폭력에 노출됐던 아이, 학교와 사회에서 차별을 견뎌야 했던 키에스의 삶은 ‘안타깝다’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그는 영웅이 아니다. 폭식과 다이어트를 반복하고, 훔치고, 도박과 중독에 흔들린다. 그의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흑인을 순결한 피해자로 그리지 않는다. 결함과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나아가려는 ‘인간’을 보여준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다시 나아가려는 마음. 그것은 흑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다.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잘못을 직시하고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용기다.

인종차별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알았다는 말은 얼마나 쉽게 자기 위안이 되는가. 이 책은 ‘앎’과 ‘느낌’의 간극을 직면하게 한다.

그래서 읽어야 한다. 들여다봐야 한다. 두려움과 분노, 사랑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체험할 때, 우리는 비로소 부끄러워하고 변화할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서로의 무게를 이해하며 걷는 세계. 그곳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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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철학 - 고대 철학가 12인에게 배우는 인생 기술
권석천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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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자의 말을 알아보고는 싶은데, 어려워서 망설이고 계신다면 이 책을 너무나도 추천드립니다!! 쉽고 명료하게 쓰여있기 때문에 재미까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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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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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에 가서 차 없는 거리를 걸어본 적이 있다.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 반짝이는 상점들, 어쩐지 비현실적인 느낌이 남았는데, 이 소설은 바로 그 장면에서 시작된다. 잘생긴 왕자가 인어를 찾고 있다는 말과 함께. 현실인데도 동화 한 장면처럼 보이는 순간이다.

이 이야기는 완벽한 판타지도, 현실 도피도 아니다. 일상을 딛고 있으면서도 가볍게 다른 세계로 발을 옮기게 한다. 인어를 찾으려는 왕자와 그를 스쳐 지나가는 다섯 인물은 각자 마음속 잊힌 감정을 다시 바라본다. 빠르게 성장하는 대신 천천히 균형을 찾고, 괜찮아지는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

전반 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함이 감도는 책이다. 책 표지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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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대만이라니 - 숨겨진 매력을 찾아 떠난 17번의 대만 여행, 그리고 사람 이야기
이수지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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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여행하면 안 보이던 것들이 더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느낌이 많이 든다. 깊이가 다른 여행이라는 느낌이다. 여행 가이드북으로 삼기보다는 여행을 하던 작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목적으로 보기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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