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에 가서 차 없는 거리를 걸어본 적이 있다. 자유롭게 오가는 사람들, 반짝이는 상점들, 어쩐지 비현실적인 느낌이 남았는데, 이 소설은 바로 그 장면에서 시작된다. 잘생긴 왕자가 인어를 찾고 있다는 말과 함께. 현실인데도 동화 한 장면처럼 보이는 순간이다.이 이야기는 완벽한 판타지도, 현실 도피도 아니다. 일상을 딛고 있으면서도 가볍게 다른 세계로 발을 옮기게 한다. 인어를 찾으려는 왕자와 그를 스쳐 지나가는 다섯 인물은 각자 마음속 잊힌 감정을 다시 바라본다. 빠르게 성장하는 대신 천천히 균형을 찾고, 괜찮아지는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전반 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함이 감도는 책이다. 책 표지만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