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회색도시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는 걸 좋아한다. 아이만 읽히려고 보는 그림책이 아니라 나도 이제는 그림책이 좋아져 함께 읽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그림책이 단순히 그림과 짧은 글로만 이어진 게 그림책이 아니라는 걸 올해 초에 그림책수업을 통해 배웠다. 그림책은 글만 읽고 그림을 대충보고 지나갈 게 아니라고 했다. 많은 그림책들이 그걸 증명하듯 올해 만난 그림책들이 하나씩 그랬지만 이번에 만난 회색도시는 그 의미가 가장 크게 와닿은 작품 이었다.알록달록한 색상의 회색도시 글씨를 보고 아이는 이쁘다며 좋아했고 나는 빽빽하게 가득 채워진 도심으로 햇빛하나 보이지 않은 공간, 그리고 회색빛만 가득한 공간을 보고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거기에 표지 앞, 뒷면 모두 제목과 주인공을 제외하고 회색이 가득 채워진 공간을 보고나니 이쁘고 귀여운 그림체의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아닐 거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그 예상은 정말 들어맞았다.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나는 주인공 로빈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내가 로빈이 된다면 나는 과연 그런 용기있는 행동을 해나갈 수 있을까? 아직은 어린 아이에게 읽어주니 아이는 처음은 그림 위주로 보면서 회색을 제외한 색상이 있는 페이지들을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어디서라도 회색이 가득한 공간의 페이지 속에서도 이건 회색이 아니라며 색깔을 찾아내려고 했다. 또 피아노 연주와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회색만큼 충격적인 건 음 하나도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회색도시의 상황이었다. 음악이 어떻게 없을 수 없냐며 안타까워했다.그리고 책을 다 읽고나서 감정카드를 무작위로 뽑아 나오는 감정으로 이 책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니 나왔던 세 가지 감정이 모두 회색이어서 놀라고 회색이어서 답답하고 회색이어서 슬펐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가 로빈이었다면 자신도 로빈처럼 회색도시를 꼭 바꾸겠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해주었다. 저런 세상에서는 살 수 없다면서..그래서 나는 그 말에 더 부끄러워졌다.내가 로빈이었다면 과연 로빈처럼 용감하게 회색도시 속에서 아주 작은 틈이라도 색이있는 곳을, 또 색깔이 가득한 세상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할 수 있었을까?아마도, 아니요..라고 용감하지 못해 작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만의 공간 안에서만 원하는 대로 꾸미고 몰래..그냥 정해진대로 살아갔을 것 같다.차마 용기를 내기 쉽지 않았을 거다. 벌써부터 현실적으로 상상을 하게 된다.그래서 이 책은 어른들도 꼭 읽어보면 좋을 그림책 같다. 한 번 읽고 아이와 읽고 넘어가는 그림책이라기보다 글을 읽으면서도 그림 속 공간들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면 더 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그리고 단순히 회색으로 가득 찬 도시의 이야기가 아닌 회색은 그저 하나의 기준일 뿐 모두가 정해진 규율아래 맞춰서 이게 아니면 모두가 틀린 거라는 회색 도시의 사회 속 규범이 마치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도 어쩌면 이게 당연한 흐름이 된 것 같아 작가가 비틀어 일깨워 주는 게 아닌가 싶다.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나는 그걸 나이가 들어서 이제서야 저 말을 절실히 공감한다. 모두 같은 시선에 맞추어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또 한 번 그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주고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깨달음을 통해 나도 용기를 얻고 실천할 수 있는 현실 속 로빈이 되어 보고 싶다.#회색도시그림책 #가람어린이 #어린이그림책 #그림책 #그림책추천 #초등도서추천 #신간도서 #신간소개 #신간추천 #토르벤쿨만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