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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그렇습니다 - 소극적 평화주의자의 인생다반사
유선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5년 9월
평점 :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 유선경
우선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유선경작가의 ‘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를 통해 작가를 알게 되었다. 전에 책에서 작가의 대상에 대한 단순하면서도 섬세하고 감성적인 시선과 감정을 느낄수 있었다. 특히 본원적인 질문은 왜?라는 것을 통해 읽는 내내 그냥 스쳐가는 대상에 대한 다른 생각과 사고를 해줄수 있게 만드는 작가의 재치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작은 습관이지만, 하루에 작은 시간에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나 여유롭지 못한 삶을 일깨워준 유선경 작가의 이성적인 앎과 감성적인 시선에 대한 공감으로 다시금 작가의 신간인 ‘소심해서 그렇습니다’라는 책을 한장 한장 넘기기 시작했다.
특히 책 서두에 ‘소심한 사람’과 ‘대담한 사람’에 대한 언급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 전체를 보고 책에 더 몰입할수 있게 만들었다. 작가는 어찌보면 우리 모두의 마음은 작고 무른것이고 이런 우리는 단지 그런 마음을 단단하게 하려고 하는 과정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부분을 접하면서 어쩜 오늘 하루에 수십번씩 소심한 나의 모습은 보다 단단해지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건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소심한 나의 모습을 보면서 속상해서, 소심하다는 자책이 혼자 얼굴을 울그락불그락 하던 모습이 그렇게 부끄럽고 창피한 일은 아니라는 것만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책은 크게 6장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1부 별일없는 날, 2부 이래야 할까, 저래야할까, 3부 나와 참 많이 다른 사람들, 4부 소심해서 그렇습니다. 5부 가족이라는 말, 그리고 6부 아무렴, 해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로 구성되었다. 책의 각 장만 보더라도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고, 그리고 각 해당되는 부분에 에세이에서는 무릎을 탁치고 공감하거나, 한참동안 책에 시선을 두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있었다. 특히 가족에 대한 부분을 다루는 5부에 있는 구름과 강에서는 한 노부부를 통해 우리의 가족, 삶에 동반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 역시도 길을 걷고, 거리를 거닐다 노부부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한켠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끼고, 간혹 우리 부모님의 모습에서 그런 감정을 느겼다. 살아오시면서 때론 다투고, 무심하게 혹은 소심하게 상대를 대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손을 잡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모습에서 소심한 행복과 여유로움을 느낄수 있었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소심한 마음으로 너그럽지 못했던 스스로를 다시보고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독자인 나는, 작가의 소심한 일상과 작은 사고에서 나를 다시금 볼 수 있었고,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심이라는 본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다시금 뜰 수 있었던 작은 여유로움에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