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에쿠니 가오리의 오랜만의 신작을 만날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에 담아낸 그녀의 특별하고 세밀한 감성은 독자를 설레게 만드는 것 같다.

책 표지에서도 느낄수 있듯이 우리의 삶은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색감, 그리고 도시적인 재치를 잘 표현하고 있는 듯 싶었다.


전반적으로 그녀의 일생을 살포시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책은 그녀가 작품활동을 하면서 신문사나 다양한 대중매체에 기고했던 에세이를 한곳으로 모아 출간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책을 주의깊게 읽으면, 에쿠니 가오리의 사고의 변화, 관심사, 그녀의 삶에 대한 성찰과 서사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소설과 달리 작가의 생각을 느끼는 데로 혹은 논리정연하게 적어 내려간 글을 가만히 접하고 있으면, 이따금 유명한 여류작가라는 심리적 거리감이 줄어들 만큼, 그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이자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의 구성은 크게 쓰기, 읽기, 그 주변의 3쳅터로 구분해서 에세이의 카테고리를 나누었다.

쓰기는 아마도 에쿠니 가오리가 작품활동을 하면서 그와 관련된 크게 작은 생각의 고리를 자유롭게 기술한 내용을 묶은 것으로 보이고

읽기는 책, 편지, 기사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접하면서 펼쳐지는 수다같은 이야기를 다룬드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쳅터인 그 주변은 에쿠니 가오리를 둘러싼 익숙한 환경 혹은 낯선 풍경들과 삶을 둘러싼 사람들과 계절에서 느끼는 내음과 흔적을 글로 담아 녹아낸 거 같았다.


-산책을 하는 것 역시 잠깐 동안 죽는 일이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일상이 거기에서 뚝 끊겨 시간이 정체된다고 할까. 느슨하게 고인다... (p132).-


독자로서 나의 역사에도 오랜시간 함께해준 작가중 한명이 에쿠니 가오리이다.

오랜시간 써온 그녀의 에세이 모음집을 읽는 시간은 나에겐 산책과도 같았다.

그렇다고 죽는다는 것에 표현을 적용하긴 싫지만, 

마냥 현실을 잠시 벗어나 나의 역사와 흔적을 작가와 함께 뒤돌아보는 시간이 그냥 나에게는 산책과도 같은 일이 아니였을까라는 생각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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