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책을 읽으므로 해서 또 한명의 작가를 알아가기 위함이였다.
내가 모르는 작가 한지수!!!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작가였기에 사뭇 궁금하기도 했다.
게다가 책을 읽다 보면 조금은 작가와 친해진 느낌과 함께 책속에 등장하는 어떤 누군가가 되기도한다.
솔직히 나는 수필이나 에세이 보다는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거실 책꽂이 칸칸마다 소설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정의 결혼식~~~단편소설들을 엮은 한지수님의 첫 소설집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뭐랄까?
쉽게 다가오지 않는 무언가가  나로하여금 책과의 거리감을 두게 만들었다면 괜한 억측일까?
솔직히 읽으면서도 어려웠다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지만....사실이 그랬다.
한번 읽어서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미란다원칙--주인공은 장애인들의 선생님인 사회복지사와 미란다 원칙...뭔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불협화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책을 읽으면서도 나 스스로에게 고정관념이란게 숨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였다.
천사와 미모사-하루아침에 고향을 등지고 필리핀에서 살아가는 이시대 가장들의 모습...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쳤으면서도 결코 가족이 되지 못했던 주인공...무엇이 그로 하여금 고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들을 앗아간 걸까? 왜 언제나 타인일 수 밖에 없었는지....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너무 어지러웠다.
배꼽의 기원-(가장 가까운 대상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게 되는 세상의 아이러니에 저항했지만 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여기에서 주인공은 다름아닌 내 몸의 일부인 자궁이다. 색다른 주인공이라는데 놀랐고 내몸의 어떤 신호가 아닐까?하는 스스로의 의문에 또한번 놀라게만드는 신선한 작품이였다. 그러면서도 그 아픔이 같은 여자로서 다가옴에 아이를 둘을 낳고 어느정도 키워낸 나에게 작은 겸손을 가르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이불개는 남자-간은 방을 아침 저녁으로 나눠쓰는 남자 그리고 여자.... 결혼으로 부터 도피한 여자와 매일밤 자신을 학대하며 여인을 그리워하는 남자....이것 도대체 무슨 아이러니인지....
자정의 결혼식-내 안에 내가 모르는 아니 알고 있으면서 모른 채 살아가고픈 성이 있다면.....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그리고 페르마타.....
 
 뭐랄까? 책을 읽으면서 독자라면 보통은 책속의 누군가가 되기도 하고 어떤 바람이 생기기도 하고 그러는데
이 책은 나를 겉돌게 만들었다. 무슨이유일까? 정해진 답은 없지만 아마도 나조차도 외면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내용들을 보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혹은 때로는 뉴스의 한부분으로 등장하는 보통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운데 하나인데....항상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일처럼 그냥 뉴스거리로만 인정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모든 이야기가 내가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면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였는데....
그들 모두를 아웃사이더라고 묶어버리고 나는 그들밖에 존재하는 사람인 것처럼....
 
이 책은 다른 누가 아닌 나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들을 남긴 책이였던 것 같다.
나와 내안의 또 다른 나....그리고 내가 속한 우리속의 나에 대해 ..........
한지수님의 이 책은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또 한번 책을 넘긴다면 내게 다가오는 또 다른 감정들이 생기기를 바래보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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