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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가치육아 - 멀리 보고 크게 가르치는 엄마의 육아 센스 65가지
미야자키 쇼코 지음, 이선아 옮김 / 마고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처럼 차근차근 가볍게 술술 읽히는 육아책이다.
지독한 저출산과 초고속 노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경험한 일본은 지난 10여년간 정부, 사회 차원에서 출산 장려와 육아 지원에 엄청난 지원을 해왔다. 그래서 일본에 가게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그리고 우리 눈에는 참 신기해 보이는 현상 중에 하나가 아이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젊은 엄마들이다. 그리고 관광지라도 가게 되면 아이 둘 셋씩을 데리고 다니면서 관광을 하는 젊은 부부를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출산과 육아에 시간을 보낸 후에도 엄마들이 재취업하는 데 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많은 제도적 지원을 하고, 동네마다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유치원과 보육 시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보모'라고 불리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사들이 우리나라처럼 처절한 박봉에 시달리는 고된 직업이 아니다. 사회에서 초등학교 교사만큼이나 존중받는다. 참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설이 길었는데...
그런 일본의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것이라고 한다. 和를 중요시 하는 일본 사회니 당연하다 싶지만, 어쨌거나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예절 교육을 엄청나게 시킨다. 이 책에서도 예절 교육이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책 뒤표지의 문구처럼 "어느 집 아이인지 참 잘 키웠네!"라는 말을 듣도록 어디에서는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어느 집단에서든 (유치원, 친척 모임 등등..) 조화롭게 어울리는 아이를 기르기 위해 부모가 신경써서 가르쳐야 할 점을 이 책은 하나하나 짚어가며 부드럽게 풀어나간다. 이 책에서 내게 흥미로운 부분은 아이들이 가족이란 소규모 사회에서도 한 일원으로서 잘 융화되는 법을 바탕으로 집 안에서의 예절, 밥 먹는 법, 욕실 사용법 등을 언급하는 것이다. 결국 집에서의 습관이라는 것이 밖에서도 드러나는 것이고, 아이더러 남들 눈 앞에서 갑자기 예의바르게 굴라고 구박해봐야 소용 없으니까...
한국사람들은 열정적이지만, 무례하다는 말을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종종 듣는다. 우리야 상대방을 내 식구처럼 여겨서 그런 거라지만... 세계시민으로서 더 경쟁력을 갖추려면 좀 더 예의 문제에 신경써야 하기는 하나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통해 예의바르기로 유명한 일본의 아이들 예의교육을 벤치마킹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