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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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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건물에 균열이 생기면 원인을 찾아 수리합니다. 마음의 균열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통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찾으려 합니다.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개념이 과거의 특정 한 사건만을 선택해 현재 자신의 복잡한 문제를 합리화하려는 아주 저렴한 시도라고 비판하며 과거나 미래에 자신을 묶어두고 지금, 여기를 살지 않는 이들의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현재를 희생해야 미래가 행복하다는 행복론에 맞서 지금, 여기를 말합니다. 정말 지금, 여기의 행복을 위해 살아도 될까요? 그것은 현재의 쾌락만을 위한 것이며 언젠가 혹독한 댓가를 치를 것이라는 불안이 생깁니다. 아들러는 그 편견을 깨뜨립니다.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이어지는 선이 아니라 점() 같은 찰나가 쭉 이어질 뿐이라고 합니다. ‘인생이 찰나의 연속이라면 지금, 여기를 진지하고 충실하게 산 그 순간이 모여 미래가 됩니다.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감 조성과 동조는 손쉬운 통제와 관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 내 모습이나 내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은 사회적 욕망에 쉽게 편승하는 마음과 결핍감을 채우려 소비심리나 인정투쟁 등으로 이어집니다.

 

엄기호는 해도 안되는 시대, 벗이 필요한 이유에서 기대 속에서 현재를 유예하는 삶은 행복할 수 없다. 기대를 하면 할수록 우리는 자신을 소비하고 착취하고 억압하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착취하고 억압하는 이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겠지요. 스스로를 사랑하는 이들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우월성 추구를 통해 용기 있는 변화를 지속해갑니다. 자신을 싫어하는 자존감 낮은 이들은 어떠할까요?

 

김찬호는 모멸감에서 낮은 자존감 및 행복감은 자기에 대한 사랑의 부족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회적 신뢰가 많이 무너져 있고 타인과의 인간관계가 심하게 어그러져 있음을 나타낸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타인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욕구는 엄청난데 서로를 인정해주는 너그러움은 부족하다.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여기에 저성장으로 인해 생존의 기반마저 흔들리면서 남부럽지 않은 삶은 더욱 실현이 어려워 보인다. 거기에서 비롯되는 결핍과 공허를 채우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취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인에 대한 모멸이다. 누군가를 모욕하고 경멸하면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폭발하는 인정투쟁과 그에 비례하는 분노가 이해됩니다. 기시미 이치로가 해석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미움 받을 용기자기에 대한 집착(인정투쟁)’에서 벗어나 타자 신뢰타자 공헌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감각의 회복을 이야기합니다. 내 삶의 문제는 나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내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며 생활양식를 바꾸는 용기 있는 선택의 자유는 있습니다. 내 변화는 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회적 치유란 정확히 민주주의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우리가 타인에게 마음을 쓰고 자기의 마음을 건네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일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진은영 시인은 말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개인의 충만한 삶의 시작인 동시에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자유롭고 행복한 나와 너의 출발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지금, 여기서 나를 사랑하는 생활양식를 배웁니다.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를 지나 미래로 이어지는 선이 아니라 점(點) 같은 찰나가 쭉 이어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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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행복한 진로학교 2
윤태호 외 6인 지음 / 시사IN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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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아이가 있습니다. 외국어고등학교, S대 영문과 졸업, 졸업 전 외국계 금융회사 인턴 후 취업. 아이는 한국의 모든 부모들이 탐내는 그 길을 따라 취업까지 마스터합니다. 모임을 함께 했던 그 아이가 저를 보러왔습니다. 아이와 보지 못한 십 여 년 동안의 생활, 모임의 다른 아이들의 근황 등 쉴 새 없는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이야기가 한풀 꺾일 무렵 아이가 조용히 말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했는데......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싶어요.” 아이의 말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 속마음만 기억납니다. ‘많은 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그런 생각을 한단다. 진퇴양난인 어른들의 세계에 제대로 들어섰구나.’.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를 읽으며 몇 년 전 일화가 떠오른 것은 엄친아들의 정규 코스를 밟더라도 삶이 던지는 질문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생각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취업 초기의 혼란이고 적응하면 돼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소위 엘리트코스를 밟으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판타지일 겁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대표의 말처럼 강물은 곡선으로 흐릅니다. 왜 강이 곡선으로 흐릅니까? 그것은 장애를 만나서입니다. 돌파하지 못해서 우회하는 것이죠. 그러나 곡선으로 흘러서 강물은 아름답습니다. 직진하는 강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장애물을 만난 강물이 그러하듯 우리 삶도 직진만 하지 않습니다. 엘리트코스를 밟은 스물다섯의 그가 살아갈 세상은 평균 수명 100세 시대일 것이라 합니다. 75년의 삶. 지난 이십 여 년 우리 사회의 변화로 본다면 이후 75년의 세상을 예측이나 할 수 있을까요? 보잘 것 없는 사회안전망과 무한 경쟁의 한국 사회의 불안감에 구멍이 숭숭 뚫린 어른들은 자신들의 불안감과 공포로 아이들에게 무한 압박을 가합니다. ‘너 그렇게 살다가는 거지꼴을 못 면해. 내가 그려준 그 길로 가야지만 안전할 수 있어.’ 이십세기 부모가 그려준 그 지도가 유의미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떤 미래학자도 앞으로 80여 년의 지구 생활을 예측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손에 들려진 지도에는 지금, 여기의 불안과 공포가 새겨져 있을 뿐입니다.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에는 만화가, 노동운동가, 대안학교 교장, 협동조합 지원가, 사회적 기업가 등 7명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현재 그들은 도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순간을 충실히 살되 미래 사회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미생으로 대박친 만화가 윤태호는 삶의 고난이 준 자기성찰이 자신의 커다란 밑거름이었음을 이야기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성장학교 별의 교장인 김현수는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가슴에 난 상처와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몇몇 아이들의 이야기일까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그 속에 있습니다.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교수님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를 위해 학교 노동교육의 필요성과 우리 일상에까지 들어와 삶을 갉아먹는 신자유주의를 이야기합니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일곱 명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해석즉 우리는 우리 삶에 얼마나 의미있는 이야기를 부여하고 있는가하는 것입니다. 만약 스물다섯 그 아이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나와 다른 이들도 더불어 행복한 삶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끊임없는 그 의미 부여와 해석이 평균 수명 100년의 삶을 가치롭게 할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무한경쟁과 불안증폭의 시대 어른들이 스스로 불안감과 구멍을 메우려 노력해야합니다. 자신의 불안이 어디에서 연유하고 있는지(옆집 엄마의 불안감 때문은 아닌지) 스스로의 문제를 돌아보고 마음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아도 괜찮은(굶지 않는 건 기본이겠지요) 세상 만들기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건강한 마음 근력을 키우는 책 한 권 소개합니다.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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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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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영웅으로 추대된다고 그들은 구원되지 않는다. 영웅이라는 호칭은 현재를 지배하고 싶은 사람이나 좋아한다.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죽은 사람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는 부질없는 명예에 불과하다. 유일한 구원의 가능성은 그들을 영웅으로 추대하는 요란한 소동이 아니라, 그들의 고통에 대한 기억에 있다. <세상물정의 사회학 86>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본 댓글 하나. ‘올해의 목표, 살아남기’. 우리 상황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인지라 공감하면서도 서글픈 현실에 마음이 짠해진다. 아까운 생명이 스러지는 연이은 대형 참사에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의 키워드였던 힐링은 맥을 못추고 있다. 위로하기 위해서는 당면한 문제나 사건을 공유하거나 설명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노명우의 좋은 삶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특별한 삶과 달리 좋은 삶은 제로섬게임의 관계가 아니라 화수분貨水盆처럼 나누어도 줄어들지 않는 호혜의 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좋은 삶이 화수분의 관계를 통해 얻어질 때, 특별한 삶이 아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좋은 삶을 감히 꿈꿀 수 있다........좋은 삶은 선물 받을 수도 없다. 좋은 삶은 삶의 오랜 습관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이다.’

 

특별한 삶과 달리 좋은 삶을 어떻게 보장되는가?

 

 ‘좋은 삶은 착한 삶과 동일하지 않다.’

 

지은이는 좋은 삶은 착한 의지만으로 또는 술수에 능한것만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라 한다.

 

좋은 삶은 한편으론 영리하되 영악하지 않은 지혜로움을 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선함이 지나쳐 주어진 모든 것들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는 무비판적 태도와 거리를 둘 때 가능하다며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 교활해서는 안 되지만 영리할 필요는 있다. 영리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처세술좋은 삶을 향해가는 비법이라는 의미의 복원을 꿈꾸는 지은이는 상식’, ‘명품’, ‘이웃’, ‘성공’, ‘게으름25가지 주제어로 세속적 삶을 설명하며 독자들이 처세술의 달인이 되기를 응원하고 있다.

 

상식 편의 한 대목.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타당한 사실로서의 상식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한 사회가, 그 사회의 일원들이 오직 하나의 상식만을 틀어쥐고 내달릴 때 상식은 괴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십 여 년 사이 우리의 단 한 가지 상식은 이 되었다. 괴물이 된 하나의 상식은 그 안에 잉태된 또 다른 괴물을 낳는다. ‘좋은 삶에 대한 사회적 사유나 공감은 없고 오직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만 남았다.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사회라니, 등골이 오싹하지 않는가? 공포영화가 현실의 불안과 두려움을 반영하는 기제라면 우리는 지금 결코 끝나지 않을 공포영화 속에서 살아가는 셈이다.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힘은 좋은 사람들과 기울이는 소주 한 잔과 그들과 나누는 속 깊은 이야기일 것이다. 내 고단함과 너의 고단함이 다르지 않음이며 그것으로 내일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뜰 것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고통을 기억한다는 것은 자해가 아니라 공감의 시작이다. 고단한 우리, 좋은 삶을 꿈꾸는 우리는, 우리가 견뎌 온 고통의 시간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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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으로 충분하다 - 정신과의사 정혜신의 6주간의 힐링톡
정혜신 지음 / 푸른숲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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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지인이 전화했다. 일하면서 겪은 억울한 일(?!)이 잊혀지지 않아 아침마다 괴롭단다. 남편과 이야기하면 좀 나아지나 싶다가도 분하고 억울한 생각이 새록새록 솟는단다. 지인에게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사십대의 성장통(?)이 아니냐 물었다.

 

환경은 변한 것이 없는데 자신이 무기력하고 쓸모없다는 느낌이 떨쳐지질 않는다. 지인이 느끼는 무기력감이 사십대가 치르는 호된 성장통으로 느껴지는 것은 몸이 예전 같지 않은 지금 젊은 시절 삶의 방식을 고수하다가는 ‘과로사’ 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오기 때문이다.

 

몸이 자신에게 보내는 경고, ‘더 이상 이렇게 살지 마’.

 

경고에 지혜로운 반응은 나이에 어울리는 리액션을 새롭게 배우는 것일게다. 목표라는 이름으로 내달리게 만들었던 욕망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 사십대 이후의 삶을 건강하게 가꿔가는 것이다. 그래서 정혜신의 ‘당신으로 충분하다’라는 제목은 가슴을 아릿하게 만든다. 더 할 무엇도, 바꿔야 할 것도 없는 이것으로 충분한 나. 부족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좌충우돌 살아낸, 최선을 다한 이 존재로 충분함을 가슴으로 받아들인다면 중년의 훈훈한 일상을 꾸려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충분함은 어디서 올까? 누군가 줄 수 있는거라면, 구입 가능한 품목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충분함’은 삶에 박힌 응어리를 풀어내면서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더한 번민과 괴로움을 대면할 수도 있다. 대신할 이 없이 혼자 겪어야 하는 과정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당신으로 충분하다’는 24년간 1만 2천여 명의 사람들과 만나 상담한 정혜신 박사와 4명의 6주간 의 집단 상담 기록물이다. 우리 삶의 은밀한 부분을 과연 낯 선 이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이야기’의 힘은 크다.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듯 어딘가에 고여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야기도 풀어내야만 한다. 일대일 상담과 달리 집단 상담이 의미가 남다른 이유는 서로에게 ‘상처 입은 치유가(wounded healer)'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상처가 아니라 하더라도 당사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것은 전문 치유사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당대의 삶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몇 년 전 자기계발의 열기가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다 그것의 피로반응인 듯 도처에 ’힐링‘이 넘쳐나고 있다. 넘쳐나는 ’힐링‘으로 치유 메시지가 진부해졌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넘쳐나는 ’힐링‘은 우리 사회에 상처 입은 이들이 많음을 방증하기도 한다.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이, 누군가를 밟지 않으면 밟힌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회가 입히는 내상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훨씬 크다. 혹자는 먹고 살기 바쁘면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것이라 하지만 우리 삶은 이미 ’먹고사니즘‘을 해결하는 것만으로 채워질 수 없다. OECD회원국으로 세계 1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우리 사회는 커진 외피에 비해 내면의 풍족함을 채우는데 인색하다. 그 인색함의 결과가 ’힐링‘이란 단어로 가득 찬 우리 사회일 것이다. 존재 그 자체로 , 더할 나위없이 충분한, 충분할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아놀드 토인비의 말에 따르면, 인류의 미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내면의 깊이를 발견하고 그 내면에서부터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최상의 것을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당신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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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 심리 읽기 - 재투성이에서 라푼첼까지 심층심리학으로 들여다본 여성 심리의 비밀 그림 동화 심리 읽기 1
오이겐 드레버만 지음, 김태희 옮김 / 교양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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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자신과 화해하는 일이 직선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선형으로 일어난다. 이른바 ‘재발’이 되풀이해서 일어날 것인데, 이는 심화, 반복, 새로운 관계맺음, 변형에 다름 아니다.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잃어버린 유년기를 돌려줄 수는 없다. (중략)다만 과거의 느낌이 다시 돌아오는 일은 불가피하다. 이 느낌은 고통스러울 만큼 자주, 그러나 처음 진정으로 말을 건다. 그리고 해묵은 불안의 영역마다 새로운 신뢰의 영역이 자라기 시작한다. - 재투성이 177p.

 

자아를 찾는 오랜 여행 끝에 자신과의 화해에 이르러 본 사람은 오이겐 드레버만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다. 깨달음에 이르렀으나 과거의 습관이 되돌아오는 순간 절망스럽다. 독일의 신학자, 심리학자, 평화운동가인 지은이는 ‘새로운 신뢰의 영역’이 자라는 순간을 지켜보라 한다.

부제가 ‘재투성이에서 라푼첼까지 심층심리학으로 들여다 본 여성 심리의 비밀’인 이 책은 그림 형제가 채록한 그림동화《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이야기(Kinder-und Hausmarchen)》속 동화 신학, 심리학, 종교를 넘나들며 분석하고 있다. 가와이 하야오는 ‘동화’란 인간 삶의 본질을 쉽고 편안하게 들려주는 장르라고 말한다. 지은이는 이와 더불어 동화의 문장 하나, 단어 하나까지 상징과 비유로 들어 현실의 삶으로 끌어낸다.

 

<재투성이>동화를「불안의 그늘에서 자라는 아이」,「착한 아이 콤플렉스의 기원」,「‘살아 있음’의 죄의식」,「‘악한 계모’는 누구인가」,「아버지는 왜 딸을 도와주지 않을까?」등의 제목으로 심층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지은이는 ‘<재투성이>‘동화’는 어떤 의미에서 겉보기에는 그런대로 무난한 환경이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잉여의 아이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의 이야기‘이며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포기하지 않고 사랑을 갈망하고 행복을 꿈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성 심리의 비밀’이라는 부제가 남성의 선택을 방해할 수 있지만 <재투성이>의 아버지 역할과 부재의 이유를 분석하고 상투적으로 보이는 왕자가 사실은 상대의 외면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슬픔과 자기억압과 고독에서 나와 다른 사람의 사랑 안에서 행복과 믿음으로 가는 길을 찾은 소녀’의 내면을 볼 줄 아는 남성으로 설명하며 동화 속 왕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잉여의 아이로 태어났’지만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스스로 사랑할 줄 아는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재투성이>는 마침내 사랑을 쟁취하고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다.

 

지은이는 불안과 죄책감으로 가득 찬 아버지와의 갈등을 그린 <가시장미 공주>, 삶과 죽음, 어머니와 마녀 등의 양면성으로 모녀간 갈등을 그린 <라푼첼>, ‘영리함’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도 좋음을 뜻하는 것임을 배우지 못한 <영리한 엘제> 등을 통해 우리 삶의 비밀을 풀어놓았다. 주석만 80여 쪽에 이르는 책은 한 편의 동화가 삶의 본질을 꿰뚫고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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