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를...’ 부분은 정교하게 볼 수 있지만 전체를 시각화하지 못해 그것을 인식할 수 없다? 부족분을 추상과 가정으로 메꾼다. 특징은 보지만 인상은 느낄 수 없다?-- 쌓여있는 책 들 중에 이 책을 발견한 김슨생이 이거 재밌어.라고 했다. 우리는 자기 책이 별로 아니 거의 없는 성장기를 보냈다. 도서관과 대여점을 통해 책을 만나왔고 지금 가진 책들은 모두 결혼 후 구입한 것들이다. 서로의 독서목록을 몰랐고 관심분야나 작가도 약간 달라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김슨생이 뒤늦게 만나기도 했고 내가 뒤늦게 관심을 보인 작가들을 김슨생이 먼저 만난 경우도 많다. 그래도 로저 젤라즈니는 도무지 좋아지지 않는다. -- 이 책에서 만나는 세계가 너무도 놀라워서 이해하고자 내 논리로 분석하려고 했으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 속엔 상상조차 못한 판타지가 실재했다. 납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세계. 그것이 순간에 의해 펼쳐지기도 해서 두려움도 생겼다. 종종 찰나의 판타지가 펼쳐지곤 한다. 기시감이라거나 순간적인 발작이나 마비, 환청이나 환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 이질적이고 생경한 그 순간의 감각은 또 다른 세계를 엿본 정도라서 이상징후까지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우연히 엿 본 또 다른 세계인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놀라운 무수한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사회화와 학습을 통해 제한하고 통재한다. 확인되고 검증된 세계만이 전부라고 그 외의 것들을 비정상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두고 무시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내 세계가 협소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내가 모르는 세계에 대해 허구와 가상의 것이라고 폄훼하고 비난하기도 한다. 우리가 미처 알 수 없는 모든 것들에 대해 우리의 시야는 감당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은 외면한다. -- 천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도 뇌의 10-20%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 나머지 부분은 사용이 불가능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훈련을 통해 활성화 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한 것은 아닐까? 중요하고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만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이 주어져 있는 것일까? 모르는 것 뿐만이 아니 알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이해하고 인정할 수 없는 세계와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세계에 내가 던져질 수도 있다는 사실도 염두해야 한다. -- 인간의 능력과 인체의 기능에 대해서도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경탄하면서 가정하고 연구한다. 인간에겐 인간이 분석하고 이해하고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다. 놀라움으로 시작해 두려움으로 이어지고 찬탄하며 책을 덮었다.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 히브리서 11장 1절요즘 자꾸 생각나는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