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집 - 하 - 미야베 월드 제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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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 수가 많은 소설이 의례 그렇듯이 초반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필요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엔 배경이 필요하고 그것은 이 소설의 근간이 된다.
- 시대물이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와도 닮았다. 대의를 위해 약하고 순진한 사람들은 희생 당한다. 그것이 희생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희생당한다. 그래도 어둠을 뚫는 것은 순진한 눈동자요, 거짓을 모르는 마음이다.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가르는 기준을 누가 정하는지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그것을 옳다고 할 수 있는지. 인간이 인간 위에 서는 것,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이용하는 것은 어느 때도 용납되어선 안된다.
- 모두가 그렇게들 살아가고 어쩔 수 없다고 타협해도 누군가는 그것이 잘못되었다 외치고 그것은 아니라고 기억하고 그것은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그 모든 것들이 진실을 밝힌다. 참고 견디고 살아남는 것만이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의심하고 확인하고 부정하고 바꾸려는 것도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그런 모두가 한데 모여 엎치락뒤치락하는 곳이 이 세상이다. 그 세상이 좀 더 살만한 곳이길 소망한다.
- 우리는 아주 사소한 것에도 흔들리고 아파한다. 늘 혼란스럽고 믿음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쉽게 감취고 당당하게 타협한다. 인간은 끝없이 연약하고 이기적이고 애처롭고 실망스럽고 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 만나게 되는 그 애정과 의지가 그들을 포기할 수 없게 사랑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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