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글이 페미니스트 소설이라는 데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것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여성성 때문이다.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해석에 단서를 붙이고 싶다. 최근 페미니즘 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그 글들의 자극적인 제목에 대해 의도적인 성 구별에 대해 불만이 많다. 그런 구별이 그저 구별이 아닌 차별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무렇지 않게 나는 좀 남성적이야, 여성적이야라는 말 역시 그러한데 나 역시도 그런 선입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고치려 노력중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고착화되면 남성과 여성의 대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모든 성에 대해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그것은 생리적인 특징의 차이, 인간 개개인의 다름 이상이 되어선 안되는 것이 아닐까? 권리엔 책임이 따르고 그것이 성에 따라 달라지면 안되는 것은 아닐까? 좀 더 이해하기 위해 페미니즘 관련 서적들을 가까이 하고 있지만, 그것이 성에 따른 구분이 아닌 모든 약자에 대한 것이길 바라고 있다. 모두 존중되어야 하고 그것은 모든 생명에 동일하게 적용되길 바란다. 남녀노소의 구분 없이.
- 이 글을 페미니즘 소설이 아닌 휘둘리는 삶에 대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오롯이 혼자 존재할 수 없는 사회적 존재고 그 모든 존재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에 대해선 그들 모두가 다를 것이나 유독 두드러지는 개인은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그 관계에 대해 인식하고 대상화하기에 더욱 그 영향력이 큰 것이 아닐까? 의도와는 관계없이 그 영향력에 휘둘린다. 관계 속에서 개인의 관념과 추구하는 바에 따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다.
- 릴라와 레누.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 서로를 강하게 의식하고 사로잡혀 있다. 언뜻 일방적인 느낌이지만 그것은 누구를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타인을 이용하는 것도 교묘한 술수를 쓰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뛰어난들 모든 질서 위에 존재할 수는 없다. 그것이 인간의 사회화가 아닌가. 야생적이고 이질적인 존재가 갖는 매력은 강렬하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 위험하다. 끝없이 도망치는 것은 레누 뿐이 아니라 릴라도 마친가지다. 아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그렇다. 언어든 태도든 물리적인 것이든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을 합리화할 순 없다. 그 시기 그 곳은 야만의 시대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도 다를 것은 없다. 좀 더 잘 포장했을 뿐이다.
- 등장인물들이 내겐 너무 어렸다. 지금의 내 기준으로 그들은 청소년이다. 그들이 그 만큼의 삶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게 여겨진다. 지나치게 야만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가 궁금하다. 결국 그들의 삶이 어떻게 흐르게 될지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