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나비사냥 2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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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니처 - 박영광 ]
작가의 전직이 형사다. 아니 전직도 아니고 현직으로 수사팀에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선지 경찰 조직 내의 일들이 현실성있게 그려져 있다. 과하지 않고 자연스레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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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정말 모든 뉴스에서 다루던 유영철, 정남규 사건을 재구성해서 작가적 상상력을 추가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 범죄들을 마주할 때마다 대체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 나름 납득해보려 시도한다. 하지만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들의 삶에 어떤 고통과 참혹함이 있었다해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 처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하면 그런 사람을 덜 생기게 하느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점점 더 범죄자의 연령이나 특징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옛날엔 힘세고 무섭게 생긴 아저씨, 어딘지 수상해보이는 얼굴이 범죄자의 전형이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 끔찍한 강력범죄도 우리 머릿속에 자리한 무서운 사람들이 아닌 어디에나 있을 법한 심지어는 전혀 범죄자스럽지 않은 사람이 저지르기도 한다. 위험한 사람을 외관으로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조심해야할까? 그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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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이나 형프로파일링에 대해 관심이 많다. 아니 범죄가 들어가지 않아도 심리나 인간유형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조금씩 알아갈수록 인간은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점점 잔인하고 위험해지고 있다. 과거엔 끔찍한 범죄엔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얼마전까진 사회에 대한 원망이나 보복이었고 지금은 그냥 흥미와 재미를 위한 살인에 이르고 있다. 이대로 정말 괜찮을까? 호신장비를 갖추고 위험에 너출될 일을 삼가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과 누구에게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 끝없이 의심하고 조심하며 살아가게 될까? 그것은 어떤 의미에선 또다른 범죄로 이어지지 않을까? 인간이 인간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고 최소한의 인간성을 교육해야하고 어떤 것보다 도덕과 양심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개인의 자유를 부르짖는 동시에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자격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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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일선에 있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묘사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너무 잔인한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드라마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들의 인생. 어디에나 있을법한 삶과 상상도 끔찍한 삶 사이. 그 어느 순간에도 살인은 용납될 수 없으며, 70억 모두의 목숨은 중요하다.
이성은 가해자들의 참혹한 삶을 측은히 여기고 감성은 그들에게 최대한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형벌이 내려지길 원한다. 아, 나는 아니 내가 아는 그 누구도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니길 기도할 뿐이다.

#시그니처 #박영광 #은행나무 #매드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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