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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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작가의 글을 참 좋아했다. 현실과 상상의 모호한 경계를 자주 다루는 작가의 글을 꽤 많이 읽었고 책 역시 꽤 가지고 있다. 어느 순간 '온다 리쿠'식이 재미있지만 약간 지겹게 다가와서( 그럴 것이 한 작가의 글을 2-3년간 한 20권 이상 읽었으니 질릴만도하다. ) 멈춘 것도 꽤 되었다. 그 뒤로 어쩌다 한 번 만나는데 올해는 두번짼가?
- 129p를 읽으며 응? 했다. 소설이니까 굳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아도 되지만, '국가사업으로 예술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한국'이라는 문장이 불편했다. 국가사업으로 예술 분야에 투자하다니! 대체 무슨 소린가- 한국은 예술 분야에 투자하고 성장과 발전을 도모한 일이 없다. 국가에서 투자하는 예술 분야란 잘해야 대중문화를 이용한 외화벌이 수준의 조악한 한류 만들기 정도다. 아니 사실은 그것도 국가사업 투자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거 이런식으로 쓰시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싶어졌다.
- 클래식, 정확히는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 그리고 콩쿨에 대한 글이다. 클래식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언젠가 그래도 음악에 대해 잘난체 하기는 클래식이 제일 쉽다.고 말한 분이 있었다. 일단 클래식은 계속 생산되는 현재의 음악이 아닌 과거의 음악이라 연대순으로 작곡가에 대해 공부하고 거기에 연주자를 대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보가 적으니 다른 장르에 비해 공부하기가 수월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곡, 저곡의 이름도 모르고 작곡가도 누가누군지 모르고 대표작따위 모르고 유명한 연주자도 모른다. 실로 문외한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말해 공감각에 대한 호기심이다. 소리를 글로 풀어내는 부분들이 자극하는 상상력. 시각 뿐만이 아닌 청각에 대한 상상력. 그 부분이 즐겁다. 작가의 표현력에 따라 상상력의 크기가 달라진다. 이 글에서 작가는 내가 알던 것과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아, 온다 리쿠가 이런 글도 쓰는 구나. 이런 매력도 있었구나.
- 일본의 만화 등에서 자주 만나는 '아니, 이것은 흡사 프랑스 남부의 여름 바람에서 느껴지는-', '아, 어머니께 혼나고 난 후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양갱 속에 스며있는 달콤한 위로의-' 식의 과장된 묘사를 이 글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유치하다기보다는 작가의 선택이라 여겨졌다. 등장한 곡에 대한 독자와의 교감이나 나처럼 클래식 문외한에게 곡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서의 표현으로 선택한 방법일 것이다. 아주 약간의 민망함은 있었지만 상상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고 생각한다.
- 단순요약, 재미있었다. 꽤 두툼한 글을 낮동안 2/3 읽고 밤에 기어이 마저 읽고 자야하는 즐거움. 뒷얘기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어는 아니지만 작가가 어떤 말을 어떻게 하는 건지를 알고 싶어지는 기분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어졌다. 일단 바르토크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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