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들 (마음산책X) 개봉열독 X시리즈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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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60대에 자살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죽음에는 그닥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직 내가 삶에 더 가깝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노년에 모든 것을 버리고 싶다는 욕구와 떠나고 싶다는 소망을 실천한 사람들에게 유독 끌리는 지도 모르겠다. 버지니아 울프와 더불어 로맹 가리 역시. 그렇다해서 그들의 죽음을 동경하지는 않는다. 살아낸 삶을 동경할 뿐.
- 로맹 가리, 에밀 아자르로 나온 글들을 몇 읽었고 좋아하는데 이 글은 글 위에 뭔가 덧 씌워진 것 같다. 이제까지 읽어온 작가의 어떤 글보다 적나라하고 격정적이고 비판적이며 고백적이다. 그 만큼의 열정을 품고 살아냈을 그의 60년이 그에겐 몇 백년 같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사로잡는 것과 사로잡히는 것, 현실과 상상.에 대해 까닭없이 괴로운 순간들이 있다.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줄 수가 없고 끝없이 갈등하고 만다. 굳건히 한 손을 잡으려면 더없는 의지와 서러운 포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 글에서 시각예술의 모든 장르를 마주하는 것 같다. 과장된 연극과 장대한 오페라와 서글픈 서커스 찰나의 영화와 지속되는 사진들, 그 모든 것들이 문장 위에서 살아난다. 지독한 자극으로 다가와 머릿 속의 모든 것을 몰아낸다.
- 이 책을 읽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얼마쯤 읽다가 책을 놓고 다른 책들을 집어 들어야만 했다. 가득한 이미지와 소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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