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은 없다 -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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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보다 죽음에 대한 열정이 많았던 사람이 응급의학과에서 만나는 무수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 우리는 종종 혼동한다. 의사라는 직업군을 단순히 '의사'라고만 생각하곤 한다. 그 '의사'의 이미지는 흰 가운을 입고 나이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는 엘리트가 지배적이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순간, 혹은 절실한 순간 그들이 내 목숨에 깊게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한다. 그 상황을 직접 겪지 않고서는 전혀 와닿지 않는다. 드라마, 영화, 소설 속에나 등장하는 가상의 세계의 반신같은 이미지는 현실에서 마주하지 못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만 그들의 일이 생명과 작결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 전엔 전혀 짐작도 가늠도 불가능하다.
* 죽음을 자주 목도하거나, 죽음과 직면하거나, 죽음을 갈망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죽음의 무게가 있다. 직접 겪고 나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말을 쉽게 뱉을 수 없다. 삶이 쉽지 않은 것과 같은 크기로 죽음 역시 쉽지 않다. 그것이 쉬울 거라는 생각은 무지에서 오는 착각이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벗어나고픈 고통 역시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선 안된다.
* 삶에 대한 희망과 긍정의 언어들은 도처에 널려 있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도 어디에나 낮게 깔려 있다. 하지만 존재하는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죽음 뒤를 단언해선 안된다. 그것이 휴식이나 무.의 상태일거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는가. 종교적인 관점이 아니라도 미지의 부분이 분명하고 그것을 속단해선 안된다. 삶에 대해서는 인류의 기록과 정보가 수없이 제공되지만 죽음과 그 후에 대해서는 어떤 정확한 사실도 정보도 없다. 난 그 뒤가 두렵다. 영혼, 천국, 귀신, 환생 그 모든 것에 대해 두렵다. 혹 다 없다해도 심장과 뇌가 정지한 다음에도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그 것이 삶보다 끔찍하고 무한하다면?
* 생명이 귀하다는 의미는 그저 삶에 삶과 목숨에 집착한다는 뜻도 아니고 사랑과 행복의 결정체 어쩌고 하는 아름다운 뜻도 아니고 그저 문자 그대로. 산 목숨은 모두 귀하다.는 의미다. 다른 이유가 없이 그저 존재하는 것이 귀하다는 의미다. 그것이 모든 것을 뛰어넘을 만큼이라는 의미다. 언제쯤 명확하고 확고하게 인지할 수 있을까?
* 조금은 알겠다. 이것저것 아주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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