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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0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야행.을 읽고 나니 작가의 전작이 너무 궁금해져서 중고로 겨우 구한 책.
여주인공에서 왠지 현실의 모.양이 연상되어 어쩐지 더 즐거워졌달까? 으흥~ 하는 기분이!
"하지만 행복해지는 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25p
이 소심하고 망상에 빠진 남자 주인공은 자칫하면 스토커.로 잡혀갈 게 빤하지만- 둥실둥실 떠다니는 밤공기 같은 이야기임으로 그런 것 쯤이야 친구펀치 한방으로 해결될 듯 하다.
이 깜찍하고 귀여운 이야기들은 마음을 몽글몽글하고 살랑거리게 한다.
여름밤에서 시작되어 겨울낮에 끝나는 이 두 녀석(?)의 앞날에 무궁한 축복이...라기엔 이미 삼십대 중반으로 지긋지긋한 연애나 어쩌다보니 결혼이나 진즉 헤어지고 각자 딴 사람을 만났거나.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상상을 하고 있다.
누가 먼저 좋아하느냐, 얼만큼 좋아하느냐는 두고라고 요즘 '썸'이라 부르는 그 미묘한 상태는 참 사랑스럽다. 본인들은 애가 타고 혼란스러울지언정 지켜보는 입장에선 '좋을 때구나, 청춘이로고!'하며 놀리고 싶어진다.
망상이 가득한 즐거운 남의 청춘을 엿볼 수 있었다. 아, 나는 언제 그랬던가- 싶어지는 마음은 슬쩍 미뤄둬야겠다.
"아아, 제기랄! 부럽다! 나도 그들 편에 서고 싶다!"249p
책 속의 문장이 대신해준다.
야행과 밤은.. 둘 모두 작가의 상상력(망상력?)이 돋보이는 글이다. 이 작가는 혼자서도 참 잘 놀겠구나 싶어진다. 우울한 마음이 올라올랑말랑할 때 꺼내고 싶은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