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으며 당황했다.
선생의 연세가 70대고 오랜동안 써오신 글의 모음이라고 해도 최소 4-50대의 글들일테고 책으로 펴내시며 분명 고르셨을텐데. 어쩌면 이렇게 나와 유사하단 말인가.
종종 아들이 엄마는 너무 보수적이야.라고 말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제멋대로에 너무 진보적인 부분이 있어서 에이- 내가 도덕이나 윤리에 예민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최근 너무 좋아서(그러니까 내 가치관과 똑 닮아서-) 읽고 선물하고 했던 책도 일본의 어느 할머니 글인데, 이 글 역시 뭐야! 왜 이렇게 나랑 생각이 비슷해! 싶어졌다. 분명 감수성 부분은 차이가 크다. 선생이 살아온 시대와 내가 산 시대에는 차이가 있고 그 사이에 한국은 많은 시대적, 역사적, 사회적, 과학적 변화가 있었다. 감수성의 간극은 당연한 일이다. 허나 가치관, 생각의 닮음에 놀라게 된다. 선생이 진보적인 것인지 내가 보수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당연한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내심 반갑다.
내 속이 늙었을 지언정,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그래도 잘못된 것은 아니겠구나 싶어진다.

내용을 말할 것이 아니라 이런 가치관이나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아, 이런 시각도 가능하구나-를 생각할 수 있다.

내가 더 나이들어도 젊은 세대(흑- 어린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관을 지닌 사람이고 싶다. 어른이니 모두 그래그래, 좋은 게 좋은 것이고 인생사 새옹지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하며 허허로운 것도 좋지만 그래도 이것은 틀렸고 저것은 아니고 저것은 나도 배우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때론 예민하고 모나서 불편한 사람도 있겠지만 세대를 넘는 공감대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인간의 다양성이 위대한 것이 아닌가. 각자 제 생긴대로 다듬어나가면 될 일이다. 그렇게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때 더 좋은 쪽으로 나갈 수 있으리라. 물론 귀를 열어두는 것은 기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