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네의 끝에서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20년전 그의 데뷔작인 [일식]에 반했는데, 바로 다음 출판된 글에서 그를 인정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20년 그의 글을 한사코 외면해왔다. 이제 어쩐지 마음이 동해 신작을 구입했다.

아련하고 말랑한 그림의 표지답게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다. 서로에 대한 절대적인 이해가 아무런 조건없이 이뤄지고 그 깊은 공감이 시간과 상황을 거슬러 서로에게 빠지게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모두의 로망이 아닐까 싶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내 말의 의미와 의도를 모두 알고 있는 사람,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짐작하고 있는 사람.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바라고 같은 것을 꿈꾸는 상대를 만나는 일은 기적과도 같다. 나는 때로, 아직도 그 기적을 꿈꾼다. 그것만이 내가 세상속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현실에선 불가능하고 기적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으므로 책이나 차에서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근사하고 놀랍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톱밥 하나하나가 모여 가구가 되는 것처럼 완성되기까지는 전혀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 순간을 기다린다. 얼추 뭔가 되어가고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 순간을 고대한다.

운명적인 사랑이야기임에 분명하지만 그것은 애정에 대한 욕구가 아닌 이해받고 싶은 욕구가 아닐까 싶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 세계에 대한 깊고 진실하지만 유쾌하고 아름다운 공감. 사랑이야기네- 나도 저런 사랑한 번!정도의 기분으로 읽다가 끄트머리에서 순간 확. 이 문장을 위해 이 글을 읽었구나 싶어졌다.

그의 전작들을 하나씩 찾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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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정함 때문에 네가 받아들이게 될 인생의 고난을 나는 걱정하고 있어.
그러니까 지금이에요, 잘못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내 과거를 바꿔주는 지금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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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망상은 말고, 어딘가 밫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번쩍번쩍 까지는 아니라도 반딧불 정도의 밝기는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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