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글들을 하나씩 만나는 중이다.그녀가 상을 받아서, 너무 여러곳에서 비춰져서 그저 호기심에서 출발했는데. 그녀의 시선에 동조하고 말았다.아, 문장이 참 멋지다-뒤늦게 알았는데, 오래 좋아하게 될듯한 작가다.- 아무리 닦아도 어둑한 데가 남은 은숟가락 같은 그 보름달 24p-문득 눈이 시러 눈물이 흐를 때가 있는데, 단순히 생리적이었던 눈물이 어째서인지 멈추지 않을 때면 조용히 차도를 등지고 서서 그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41p-그 생생한 새벽시간, 사금파리 같은 기억들을 끄덕지게 되불러 모으지 않기 위해 걷는다. 90p-그때 왜 그렇게 가슴이 서늘해졌던 걸까. 느리디느린 작별을 고하는 것 같던 그 광경이, 헤아릴 수 없는 무슨 말들로 가득 찬 것 같던 침묵이, 여태 이렇게 생생하게 떠오르는 걸까. 마치 그 경험이 나에게 무엇인가를 대답해주었던 것처럼. 뼈아픈 축복 같은 대답은 이미 주어졌으니, 어떻게등 그걸 내 힘으로 이해해내야 하는 것처럼. 115p-날카롭게 벼려진 마음들을 담담하게 표현해내는 것만큼. 감상적인 것이 있을까?이소라의 노래처럼.한강의 문장들 역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