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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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작은책 시리즈에 관심있었는데 이제야 만났다. 안내지에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구병모식 환상’이라는 문구에 사로잡혔다. 환상이든 상징이든 주문이든 지금 필요한 것만은 확실해서 탄생석을 몸에 지녀볼까 좋아하는 색을 늘 곁에 둘까 등을 고민하고 있었다. 왜 우리에게 환상이 필요한가. 그것도 구병모식의 환상이! 구병모식 환상이란 대단한 기적이 아니라 무언가를 통한 견딤일 수도 있겠다. 버티는 힘을 주는 언젠가를 기대하는 소망의 결정체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구병모 작가의 글에 자꾸 손이 가나보다. 채워지지 않는 멀지만 닿고 싶은 소망이 있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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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구병모식 위로를 말해보자. 세상이 빤하고 삶이 녹록치 않고 현실이 지독하고 누구나 아프고 이상하고 괴로운 우리에게 어떤 위로가 좋은가. 모두 잘될 거라는 무한긍정과 합리화가 우리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가. 그것만으로 우리가 괜찮은가. 그 쉬운 위로의 지속성은 얼마나 되는가. 위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공감하는 것은 얼마나 먼 지를 생각하다보면 주저앉게 된다. 우리는 닿을 수 없는 사람들이고 가능성마저 느낄 수 없다. 구병모 작가는 나를 지키는 무엇에 대해 그 뒤에 숨은 관계에 대해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괴롭히고 무엇이 우리를 살게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속에 잘 숨겨 놓는다. 그 위로를 언제 어떻게 발견하는 지는 독자의 몫이 아닐까. 내게는 구병모식 위로와 환상이 너무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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