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451 환상문학전집 12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박상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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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흐름대로 세상이 변해간다면을 가정했을 때, 두렵고 괴롭다. 끝없는 비관론자여서일지도 모르나 많은 가치와 인간의 욕구와 기준도 변하고 있고 그것이 다다를 지점이 어디인가를 자꾸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점점 많은 것을 취하고 그래서 많은 것들이 지독히 쉽고 당연시 된다. 우리가 너무 늦지 않게 회복할 방법이 있을까? 그 답이 책 속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내 경우고 넓게 보자면 생각 속에 있다고 믿는다. 끝없이 생각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 속에서 좋은 답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동시에 생각의 폭(이해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극단적이고 단순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궁극적인 것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불안하다. 각자가 자유롭고 다채로운 생각들을 꺼낼 수 있어야 할텐데 그것이 가능한 사회가 멀고 요원하다. 쉽게 판단하고 평가하고 가둔다. 편을 나누고 이익에 집중하고 이해를 포기한다. 소크라테스의 로고스는 더이상 의미가 없을까? 하나님의 사랑은 더이상 의미가 없을까? 내겐 단순한 지성과 종교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본질이다. 로고스=이성=합리와 과학이 아니며, 하나님의 사랑=종교적 세계관=기적이 아니다. 개인이 가지는 이해의 폭은 작고 좁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그 폭을 키우고넓혀야만 서로 공존할 수 있다. 그 방법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나뿐일까? 자주 궁금하다. 숱한 타인들이 궁금하다. 무엇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드러내는가에 대해 알고 싶다. 나와 같은 점과 다른 점, 같은 이유와 다른 이유, 같아질 수 있는 부분과 영원히 구분될 부분들이 알고 싶다. 그래서 읽는다. 내 방법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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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것을 빼앗기고 있는지 아니 절로 내어주고 있는지 자주 생각한다. 개인(일단 나부터)과 사회의 방향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 찾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어쩌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닐지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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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실 이런 복잡한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메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의 판타지 버전일수도 있다. 설정도 인물도 튀어나오는 과거의 문장들도 흥미롭다.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얼마든지 머릿속에서 시각화 할 수 있다. 디스토피아 소설 중 하나일수도 어쩌면 음유시인의 미래화일 수도 있겠다. 재미나게 읽고 얼마든지 생각을 뻗어나갈 수 있다. 나처럼 이상한 생각들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재미난 생각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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