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아름다움과 이야기의 아름다움과 인물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모두 담겨있다. 그 아름다움은 때론 쓸쓸하고 서글프고 때론 찬란하고 자극적이다. 이야기와 애정을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일지도 모르겠다. 원시의 생명력을 인간이 잃은 것은 아닌지 다 잃고 난 후에 미지의 것이라고 두려워하며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_ 읽으면서 새로운 감각이 생겨나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그 감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잊었던 혹은 잃은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미지의 것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 이해라는 것이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 숱한 가능성들이 나 외의 것들을 인정하게 한다. 편협하고 고집스러운내 세계도 언젠간 조금 더 유연하고 활기있고 다채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실재의 인물들보다 글 속의 인물들을 이해하는 것이 한결 쉽다. 실재의 인간들에게선 맥락을 유추하기 어렵다. 타인의 삶의 과정들을 확인하고 그 행동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오해가 덜하겠지만 어디 그리 쉬운가. 그저 짐작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선입견이 개입되고 결국은 밀어내게 되는 것이 아닐까. _ 기억하자. 세상을 만드는 이도 사회를 구성하는 이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도 우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