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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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욕구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낀다. 의지나 의욕, 열정 등이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간절함은 흔적도 없고 설렘도 기쁨도 드물다. 무감각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가. 무기력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가. 혹 무용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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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와 감각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양해지고 있고 다들 무엇을 찾아내고 싶어하며 손에 쥐려 한다. 그 무엇이 획일적이고 단순했던 시기를 지나 다양하고 구체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로 변하는 중이다. 그 변화를 위한 도전들이 계속되고 있고 심지어 유행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에리히 프롬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야 한다고 덧붙인다(이건 순전이 주관적인 해석임을 밝힌다*_*). 표면적인 것들과 직접적인 것들이 내면적인 것들로 둔갑하기도 하고 오해되기도 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한 분석과 구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왜’라는 의문이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인간이라는 종에게 붙어서 결국 한 개인을 겨냥한다. 그것은 몹시 날카로워서 아주 아프지만 표피의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다만 깊이 박혀서 오래 골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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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을 핑계 삼아 미루고 방치한 것들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무기력의 원인조차 변명과 합리화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비겁한 것이 아닌 내게 긍정하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래서 삶을 사랑하지도 욕망하지도 즐기지도 못했고 내 삶을 남에게 의탁해온 것이다. 좀 더 분명하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마음 자체도 합리화였을 수 있겠다. 무기력은 아주 요긴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 무기로 자신만이 아닌 누군가를 상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일견 정신이 번쩍들고 집중하지 못한 것을 반성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적용하고 변화할지 방법도 모르고 의지도 부족하겠지만 일단은 시작해보겠다. 무엇이 되었든, 온전한 내가 즐거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는 길을 발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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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 심리학, 철학에 대해 하나씩 만나다보니 조금 친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여럿을 만났는데 에리히 프롬이 가장 나를 찌르는 것은 그의 사상과 철학의 탓일수도 다양한 누적일 수도 있겠다. 여하간에 프롬의 책을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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