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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퀴어소설을 싫어하지 않는다. 특정 성정체성을 부정하거나 폄훼할 마음도 없다. 동성이든 이성이든 사랑이든 연애든 상관없다. 다만 내게 불편한 것이 있다면 자조를 치기로 가장하고 자극만 남겨서 자신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것, 그것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며 으스대는 것이다. 한 때 누구나 그렇다는 것을 안다. 그럴 수 있고 그것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게 불편하고 불쾌하다는 것이다. 물론 성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한몫한다. 성정체성은 지극히 사적인 부분이므로 모든 사랑 이야기는 어떤 성이 아닌 a와 b의 관계로 치환해서 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봐야만 사랑이 제대로 보인다. 사회의 관습과 편협한 시선이 아닌 사랑 그 자체, 관계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내 안에서 정당화 되고 공감하면 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는 불편하다. 아니 이상하다. 아직은 멀다고 느끼는 것이 사회 속의 편협함인지 내 편협함인지 소설의 편협함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더 생각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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