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7
버지니아 울프 지음, 진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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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작품부터 차근히 읽어갈 생각이다. 550쪽이나 되고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 쉽진 않기 때문에 꽤 오래 걸렸다. 확실히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곤 했다. 작가의 소설이 한 때는 너무 묘사적이라거나 그저 그런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로 매도되었다는데, 나는 이 소설에서 너무 많은 것을 읽었고 두루 생각해야 했다. 1915년에 씌여진 이야기가 이렇게도 세세한 공감을 준다는 것에도 놀랐지만 어쩌면 한 아가씨의 한 때인 이야기에 이렇게 많은 사회를 녹여낸 것에도 놀랐다. 짧게 축약하자면 부유한 집안의 아가씨가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직시하지 못하다가 하나씩 알고 생각하며 변화하는 과정이랄 수 있겠다. 그 안에 무수한 문제 의식 특히 ‘여성과 교육(혹은 지적 능력)’ 부분에 꽤 치중했다 여겨지는 데 그 안에서 작가 자신의 경험을 상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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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쪽. 허투루 넘어가지는 부분이 없어 끄적여가며 읽어야했다. 솔직히 누구도 완전히 미워할 수 없었다. 모든 인간이 그렇듯이 장점과 단점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고 절대적으로 옳거나 바르고 훌륭한 인물은 없다. 모두 서로에게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저마다 갈등한다. 인간의 개별성과 유사성. 뭐라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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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정리해서 규정하기엔 너무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그냥 사는 이야긴데 좀 진지하고 심각하고 웃기기도 하고 그래, 원래 사는 게 다 그렇듯이 말이지’ 정도인데 그렇게 넘어가기엔 너무 할 말이 많고 쪼개가며 분석하고 토론해야할 것도 같고 그런 면에선 또 엘리트주의라는 단어가 꼭 맞기도 하고 일부에겐 젠체하는 관념론자로 여겨질테고 아홉권이 남았는데 모두 다 이런식이면 정리를 위해서라도 ‘버지니아 울프 온라인 독서모임’이 필요할텐데 그렇게 시작하면 버지니아 울프의 글과 삶을 얘기하는 데 몇 년씩 걸릴테니 엄두가 안나고 그래도 무엇이든 하고 싶어지는 것이 역시 글을 써야 하나 책 한권을 읽고 같은 분량의 리뷰를 남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다가 과연 쓸 수는 있을 것인지가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래도 뭐라도 끄적거려보겠다고 마음 먹고 또 그렇게 계속 반복하다가 슬슬 잊고 뭐 그렇게...안 끝나겠다. 쉽게 끝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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