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잊기 ‘쉬운’도 아니고 ‘힘든’도 아니고 ‘싫은’도 아닌 잊기 ‘좋은’ 이름. 자주 제목을 틀린다. “잊기 좋은 이름이란 없다”는 작가의 말 때문이거나 잊는다에 부정적 인상을 가진 선입견일지도 모른다. 잊어도 좋을 것이 분명 있다고 믿지만 잊고 싶지 않은 것들과 잊으면 안될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 중 무엇을 잊어도 좋은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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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갑고 다정한 문장이었다. 살갑고 다정한 이가 지닌 슬픔과 그렇지 않은 이의 슬픔 중 무엇이 나를 더 울리는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나도 좀 더 살갑고 다정했다면 좋았겠다고 곱고 편안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면 슬퍼진다. 어쩌면 받아들여지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툭 불거져서 어디에도 걸리도 누구에게도 편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행히 싫지는 않다. 그저 조금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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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생각한다. 좀 더 다정한 세상에서 자라는 것이 좋다고 잊지 않아도 좋을 것이 많은 다정한 세상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다정한 세상에서 자라면 좀 더 다정한 사람들이 많아질테고 그 사람들이 좀 더 다정한 세상을 만들겠지. 다정하지 않은 사람들도 다정한 사람을 만나 사랑과 위로를 받고 그전보다 아주 조금은 더 다정해질테고 그간 얼마나 다정함이 필요했는지를 생각하게 되겠지. 이래서 다정이 병이구나. 그냥 병도 아니고 전염병이구나 혼자 끄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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