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만 생각하면 연애소설? SF판타지? 어떻게도 단정하기 어렵다. 저탄소생활과 연애와 SF, 사랑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운(적절한지는 모르갰으나 소설이 꼭 적절한 배합으로 정확한 무엇을 만들어낼 필요가 어디 있는가-) 배합이다. 미스테리가 아닌데도 흥미진진한 구석이 있다. 지극히 소소한 흥미진진,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진짜? 우와!! 뭐 이런 정도._ 사실 다른 것들과 관계없이 연애소설로 읽었다. 그렇게 읽고 싶었나 보다. 우주에서 단 한 사람, 반드시 이 사람, 오직 이 사람만의 간절함. 무엇으로도 대체 될 수 없고 어떤 댓가를 지불하더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 내 마음은 이런데 너는 어떻든 괜찮다고 말하며 옷자락 끄트머리를 잡은 두 손가락에 온 힘과 마음을 집중하게 되는 그런 감정이 내겐 분명 있었다. 확신에 기반한 감정이었다기 보다는 그저 맹목적인 감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때의 간절함과 설레임이 얼마였는지 수치로 환산할 수도 누구와 비교할 수도 없겠지만 순간만큼은 생생하고 강렬하다. 그 때의 그 감정은 어디로 갔나? 자연발화? 진화? 아주 조금쯤은 남아있어도 좋을텐데, 더는 내 안에 있지 않아서 밖에서 찾아야만 한다. 이 소설 속의 사랑이 너무도 완벽한 상대가 그 순간만 가능했다는 사실이 아쉬워진다. 어째서일까. 현실엔 아니 적어도 지구엔 없어서? _ 약간은 감상적인 기분으로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개인과 사회, 개인과 그 모든 것에 대한 사랑에 이르기까지. 내겐 늘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었고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을 것을 안다. 사랑이 없으면 ‘천사의 말’ 조차도 진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사랑을 오해한다. 그래, 분명 오해일 뿐. 진실은 좀 다른게 아닐까. _ 읽으며 즐거웠다. 그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