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7
버지니아 울프 지음, 진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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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를 이해하려는 레이철의 노력은 단지 고모의 감정을 상하게 했으며, 결론적으로 시도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좋았음에 틀림없었다. 무언가를 강하게 느낀다는 것은 아마도 거의 다른 방식으로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과 자신과의 사이에 심연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피아노를 치며 이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는 것이 훨씬 좋았다. 결론이 좋았다. 49p

아이들은 결코 부당함을 잊지 못해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염려하는 수많은 것들은 용서하지요. 하지만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니다. 그렇소 - 아마도 나는 다루기 힘든 아이였을 거요. 그러나생각해보면 나는 굉장히 애정을 줄 준비가 된 아이였소! 아니, 나는 내가 저지른 죄 이상으로 많은 죄 값을 받았소. 100p

한밤중에 호텔에서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을 묶어주는 끈들이 아무리 보잘것없건 희미하건 간에, 일단 함께 살아온 이상 영원히 살아야만 하는 나이 든 사람들을 묶어놓는 끈에 비하면 적어도 한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 결속력은 하찮을지도 모르지만, 각자가 이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서 애써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진정으로 힘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것을 지속하겠다는 진실한 욕망이 없다면 이 결속은 쉽게 깨어져버릴 것이다. 288p

수천 년 동안 이 이상하게 침묵하는 표현되지 못하는 삶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진행되어왔어요. 물론 우리는 언제나 여성에 대한 글을 쓰고 있어요. 여성들을 학대하거나, 아니면 조롱하거나, 아니면 숭배하지요. 그러나 그 글은 결코 여성들자신이 쓴 것은 아니에요. 여전히 우리는 여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혹은 무엇을 느끼는지, 혹은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지를 조금도 알지 못합니다. 만약 누군가 남자라면, 그가 얻게 되는 유일하게 확실한 비밀은 젊은 아가씨들한테서 그들의 연애담에 대해듣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사십 대 여성, 독신 여성, 일하는 여성, 가게를 지키고 아이들을 키우는 여성, 당신 고모들이나 쏜버리부인이나 앨런 양 같은 여성의 삶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것도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들은 당신에게 말해주지 않을 테니까요.
그들이 남자들을 두려워하는지, 아니면 남자들을 다루는 법을 알고 있는지를요. 아시다시피, 표현되는 것은 남성의 관점에서 나온 것입니다. 기차를 한 대 생각해보세요. 322p

우리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혹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서, 은밀하게 굉장히 고통 받으며, 언제나 준비가 되지 않고 깔짝 놀라며 아무것도 모른 채로 맹목적으로 따라간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것이 다른 것을 이끌며 점차로 무엇인가가 무에서 스스로 형성되었으며, 따라서 우리는 마침내 이러한 고요함, 이러한 평온함, 이러한 확실성에 도달했는데, 사람들이 삶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과정이었다. 그렇다면 아마도사람들은 그녀가 이제야 알게 된 것처럼 그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말로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사물들이 그녀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 스스로 하나의 패턴을 형성했으며, 그 패턴 속에 만족과 의미가 있었다. 472p

그는 전에는 모든 행동 아래, 매일의 삶 저변에, 아픔이 조용히 정지해 있지만 삼켜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결코 깨달은 적이 없었다. 그는 마치 고통이 모든 행동의 가장자리 위로 소용돌이치며 올라가 남자들과 여자들의 삶을 먹어 치워버리는 불꽃인것처럼, 고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는 전에는 공허하게 보였던 생존투쟁, 인생의 쓰라림 같은 단어들을 처음으로 이해하며생각해보았다. 이제 그는 삶이 힘들고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것을 스스로 알았다. 5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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