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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ㅣ 범우문고 62
F.사강 지음 / 범우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계속 폴르에게 묻는다. 왜? 어째서? 아무래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면 비겁하다고 거짓말이라고 정말 그래도 괜찮냐고 수백번쯤 따져 물을 것이다. 절대 괜찮지 않다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라고 어깨를 잡고 흔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폴르라면 폴르가 내 친구라면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결말이다. 이렇게 답답하고 화가 나는 이유는 너무 잘 알고 있어서다. 그런 선택을 하고야 마는 이유,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이유를 잘 안다. 그래도 늘 그렇듯 말리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삶이 이정도에서 멈출거라고 대충 만족한척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 선택이 포기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냐고 다시 생각하라고 계속 반복하며 저 지치는 삶이 될지도 모른다고 나는 한동안 말을 멈추지 않을테고, 열심히 설득하겠지. 그러다가 어쩔 수 없다고 부디 내 말들이 악담으로 그치기를 바라며 입을 닫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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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은 폴르와 내게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