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가들
정영수 지음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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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그런 생각들. 모두 하나의 주인공인 듯도 하다. 같은 주인공들이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나서 이런저런그런 이야기들을 말한다. 그 이야기들은 한결같아서 새롭다. 색다를 것이 없어서 새롭고 내게도 있었던 일이라 새롭다. 그 이야기들이 모두 희비극이라 지겹다. 우울하고 비밀스러워서 지겹고 머리를 긁게 되서 지겹다. 이 지겹고 새로운 반복들이 저마다의 삶에 가득할텐데 그것이 결코 명쾌한 결론으로 이어지진 않을텐데 하는 생각들은 않기로 했다. 해봐야 소용없다. 이리저리 튕겨 다니다가도 결국은 한자리로 돌아올 생각에 사로잡힐 이유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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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같음과 다름, 사람의 같음과 다름을 발견하고 깨닫고 의식하고 인지하고 상기시키는 모든 이야기들을 읽어야 한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이야기인데 그 증명을 위해서는 별 수 없이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누구도 강요하진 않았다. 내게 질문한 사람은 나뿐인데도 별 수 없이 계속 읽고야 마는 것은 대단한 착각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종종 그 대단한 착각들을 연료로 삼기도 한다. 바쁘다. 누구도 모르게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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