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귤 작가의 책을 읽고 리뷰(라고 불러도 되나?)를 쓸 때마다 생각한다. 작가의 책은 전부 사서 읽어놓고도 매번 생각한다. 나는 이 작가를 왜 좋아하지? 아니 왜 매번 읽고 있지? 몇 번씩? 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함께 고개를 갸웃거려줄지도 모른다. _ 난 누구에게도 빠져서 덕질(이 단어 자체가 내게 어색하다)을 해본 적이 없고, 잘 휘둘리지도 않고, 말랑말랑한 위로를 바란 적도 없으며, 개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글자가 많은 책을 좋아하고, 그림이 주라면 감탄이 나올만한 그림(고양이 그림 제외-)이어야 한다. 도통 농담이나 개그와는 거리가 멀고 가볍고 쾌활한 분위기가 불편하다. 과거에 비해 지금은 아주 밝아졌지만 그래도 나는 대체로 ‘꺄아아’나 ‘어머어머’ 혹은 ‘너무 멋져’, ‘최고야’라는 단어와 친하지 않다. 내 정체성 저 건너편에 존재할 것 같은, 절대 동선이 엮일리 없을 것 같은 작가일 것이다. 그런데 매번 책을 산다. 텀블벅도 신청하고 인스타도 팔로우 한다. 나는 왜 작가의 그림이나 글을 보며 찡하고 짠한 마음이 될까. 나도 모르는 나. 전혀 익숙하지 않은 나를 만난다._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고. 그 삶을 잘 들여다보는(또는 펼쳐보이는) 사람들의 시선은 나를 환기 시킨다. 아, 그래그래.하고. 그래서 또 그래그래.하며 밑줄을 긋는다. 다 거기서 거긴데 뭐 별다를 것도 없는데도 멀게 여기고 갸웃거린 것은 내 편협함의 증명이다. 내 책장 속 가장 말랑말랑한 표지를 가진 책이다. 마음도 말랑말랑해질 필요가 있다. 엉덩이도 물론이고. 곧 복숭아가 나올텐데. 말랑말랑 말고 아삭아삭이 좋은 나는 언제나 다정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