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리커버 특별판)
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존재에 의문을 가진다. 왜 태어났는가. 존재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내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성장에 따라 형태도 성격도 달라진다. 만약 그 존재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끝없이 외부에서 자극한다면 견딜 수 있을까? 존재를 긍정하는 일이 가능할까? 외부의 부정적 자극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외부의 도움 없이는 일상이 쉽지 않다면? 상상조차 괴롭다. 그래서 우리는 막연한 상상으로 극복을 응원하고 때론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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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 약자와 강자로 치환되어선 안된다. 사실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이 책을 통해 아주 조금 엿보았을 뿐 실감한 적이 거의 없다. 약간의 질병,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 정도로 그들의 실상과 비교할 순 없다. ‘오줌권’이라는 단어에서 그들의 비참을 본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 너무나 어려운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과 우리의 차이는 그저 약간의 다름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우리가 각성해야할 부분은 우리도 그 다름의 상황에 놓여질 가능성에서 찾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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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생각했다. 너무 안일했고 너무 무관심했다. 장애인의 삶을 단순화 시키고 가능성을 외면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인권을 다르게 생각했다. 얼마간의 편의 문제로 감정적인 문제로 여겼다. 얼마나 편협한가. 얼마나 이기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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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나 장애인을 볼 때, 순간적으로 표정이 변했다. 혐오든 동정이든 그들을 다르게 인식했다. 그러다가 아차, 이러면 안되는데-하고 반성한다. 약간의 낯선 시선에서 불쾌하고 불편해 하면서도 그들을 그렇게 대했다. 제멋대로 구별하고 구분하고 다른 태도를 취했다. 내 태도와 행동이 그들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에 대해선 늘 부족했다. 앞으로도 쉽게 고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의식하고 반성하고 노력해야 한다. 법과 제도 뿐만이 아닌 우리의 인식도 개선해야만 한다. 얼마나 먼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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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것들을 더 알아야했다. 모르고 오해하고 제멋대로 생각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막막한 기분이다. 그래도 더 알아야겠어서 다시 읽고 밑줄을 긋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할 것을 적어둬야겠다. 한번씩 책장을 넘기며 점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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