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참 미안하다. 어쩐지 나는 황경신과 임경선을 혼동했고 임경선 책을 찾으며 황경신 책을 샀다. 왜 그랬을까? 그래서 마음보다 너무 늦게 작가를 만났다. 늦게 만난 작가가 다정해서 고맙다. 나를 야단치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어이없는 착각을 놀리지도 않았다. 다정한 것은 역시 좋다. _ 위아래로 10살 언저리까지는 다 비슷한 연배라 생각하는데, 그 나이 대의 작가들을 만나면 역시나 더 열심히 끄덕거리게 된다. 그래그래. 맞아맞아. 나도 그거 알아. 우리 다 그랬지. 그렇게 열심히 끄덕거리며 만나는 이야기들엔 저마다 제식대로 열심히 견디고 울고 웃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여기에서처럼 책 속에서도 똑같다. _ 작가의 말을 읽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을 보여줬구나 싶다. 그 일상성, 그 당연함이 우리를 위로한다. 드러나지 않아도 다들 이것지것 짊어진 채 사소한 것에 넘어지고 사소한 것에 힘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 그렇지, 우리 다 그렇지.하며 책장을 덮고 짧은 한 숨, 긴 한 숨을 한번씩 내 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