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돌아올 곳이 없어서도 아니고 경제적인 문제 등의 환경요인도 아니고 불안 때문이다. 불안. 김윤아의 노래처럼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 불안은 종종 공포가 되어 사람들을 붙잡는다. 큰 결심을 하고 여행을 계획해도 좀처럼 떠날 수가 없다. 뭔가 안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안. 내 경우는 통제성 때문이기도 하고 몸 상태에 대한 문제기도 하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러니 하게도 내 주변엔 여행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들이 떠나고 돌아오고 그 과정의 즐거움을 말한다. 여행이 주는 매력을 얘기한다. 종종 부럽기도 하지만 그 정도에서 그친다. 간절한 마음이 생기진 않는다._ 서귤 작가의 여행은 불안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도 꽤 근사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다.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떠나고 거기서 만나는 일들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어쩌면 걱정한 나쁜 상황들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솔직한 여행이 나를 조금 안심시킨다. 조만간 떠날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