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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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과 공간을 겪어온 한국의 작가들. 그들이 쏟아내는 글들엔 더 진한 공감이 있다. 지난 몇 년 아니 그보다 더 전, 더더 전. 한국 근현대사에 편안한 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굽이굽이 고통, 분노, 슬픔, 좌절, 아픔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 시간들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낸 사람들을 장하고 훌륭하다 위로하고 싶다. 그렇게 애쓰며 살아온 삶들이 왜 서로 부딪히고 비난하고 적대시하게 되었는가. 무엇을 박탈당하고 무엇에 세뇌되었나. 슬픈 분노로 생각하고 생각한다. 어째야 우리가 우리답게 돌이킬 수 있는가. 어째야 우리가 우리로 남을 수 있을까. 대단한 민족적 자긍심이 아니라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끼리 왜 이렇게 아파야만 하는지 생각해야만 한다. 이 다음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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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기민한 생각들과 날카로운 감정들과 섬세한 눈길이 드러나서 어느 부분은 견디기 힘들기도 했다. 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겠어서 고맙고 이 작가 속에도 크고 묵직한 덩어리가 있겠거니 싶어서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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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만나온 디와 디디는 익숙한데도 쉽지는 않았다. 눈물을 잔뜩 쏟으며 응원했다. 힘내라는 말도 미안해서 어깨만 툭툭 치고 말았다. 우리 다들 그렇게도 살아간다. 그렇게들 살아간다. 저마다 아프고 저마다 화를 삭히고 눈물을 삼키며 살아낸다.
참 장하고 고맙다.
아프지 말자. 더는 다치게 하지 말자.

#디디의우산 #황정은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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