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며 내내 신을 생각했다. 창조주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리고 신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자기식대로의 해석을 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슬퍼하고 있진 않을까. _ 인간은 원대한 목적을 위해 탄생된 것이 아니고 그저 존재만으로 충분하고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면 된다고 믿고 있다. 그 생각은 내가 부모가 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그 숱한 갈등과 번민 속에서도 부모라면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기뻐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근본적인 믿음. 내게 신은 그런 존재다. 끝없이 기다리며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존재. 모든 것을 준비해두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런 존재. 모든 것이며 전능하지만 그 전능을 내세워 협박하지 않는 존재. 주어진 것을 충분히 느끼고 감사하지 않는 인간을 비난치 않고 언젠가 그런 순간들을 느끼기를 소망하는 존재. 부모는 그런 신을 닮으려 애써야 한다고 그래봐야 만분의 일도 안되더라도 끝없이 신의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내 종교는 그것에 기인한다. _ 신과 삶에 대해 나와 너무도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는 글을 만났다. 이제서야. 물론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동질감이 생겨났다. 세상의 모든 만물을 인간에게 누리라는 말은 그것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닌 그 속에 담긴 사랑을 봐야한다로 읽었다. 내가 읽었다고 쓰는 이유는 성경을 통해 신의 사랑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내가 종교가 있다는 것에 놀란다. 내가 곳곳에서 신의 사랑을 발견하고 감탄한다는 것을 알면 더 놀라겠지 싶다. _ 나와 다른 의견, 나와 다른 생각, 나와 다른 태도 다 관계없다. 나는 계속 내 목소리로 내 생각을 말하고 그리고 열심히 남의 생각과 목소리를 들을 작정이다. 내가 쉽게 흥분하는 이유는 남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주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다를 수 있고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 말하고 싶다. 그만큼 듣고 조금씩 더 내 생각도 다듬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글을 만난 것에 감사하다.#지상의양식 #앙드레지드 #민음사세계문학전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