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전과 문명화. 인간이 문명과 발전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더 인간다워지는 길인가에 대해 반문한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욕심이 그를 앞선다. 아, 인간의 욕심도 인간의 인간다움의 일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최소한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해 그치지 않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잘나고 훌륭한 인간이어서가 아니라 그 꼴이 나고 싶지 않아서 알량한 자존심에 혹은 끔찍하고 두려워서라도 생각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내게 너무 부정적이라고 말들 한다. 늘 위험하고 불안하고 무자비했지만 잘 흘러오지 않았냐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나는 그 잘 흘러온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절로 잘 흘러왔다고 생각할 수가 없다. 그것이 저절로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안일하다. 그럴리가 없지 않나. 내가 외면하고 긍정을 노래하는 사이 누군가 부던히 의심하고 반문하고 외치고 싸워왔다고 생각한다. 내게 안보이고 안들렸다고 해서 없는 일이라고 뭔가 자연발생적이라고 여길 수는 없다. 그럴리가 없지 않나._ 존 쿳시는 폴 오스터 덕에 알게 되었고, 이제야 첫 소설을 읽었다. 책을 평가하는 일에 주저한다. 평가할 깜냥이 못되는 까닭이다. 다만 내가 읽기에 어떻더라만 남을 뿐이다. 문장도 이야기도 내겐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몇 번 쯤 작가의 글을 더 만나고 싶어졌다. _ 엄청난 문장 하나가 나를 뒤흔들고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도 있겠으나 내가 읽은 모든 문장들이 농축되어 한 단어가 되고 그 단어들이 모여 문장이 되고 그 문장들이 모여 의미가 되어 다가올 것이다. 그렇게 너무 더디게 변하더라도 조금 더 나은 인간이고 싶다.#야만인을기다리며 #JM쿳시 #문학동네 #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