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아쉬웠다. 팟캐스트를 통해 작가를 먼저 만났고 좋은 부분들을 소개받았다. 책과 나 사이에 뭔가가 끼어드는 일은 좀 애매하다. 대체로 책과 먼저 만난 후 두리번 거리는 쪽으로 해두자. 미리 만나면 반감된다. 무엇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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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에도 직함에도 잘 휘둘리지 않는다. 속 빈 강정도 많고 머리에 아무리 든 게 많아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꽤 까다롭고 성가신 독자일 수도 있겠다. 아무리 좋다고 좋다고 해도 별로일 수 있고 저 구석에 구겨져 있어도 찬탄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고집스러움이 장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내가 그렇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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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읽으며 아주 많이 웃었다. 낄낄 대다가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인상 쓴 얼굴로 박장대소 하기도 했다. 분석하고 통찰하고 거기에 자신의 해석을 더한다.
그 해석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급작스럽다. 그 급작스러운 우스갯소리에서 한 쪽 입꼬리만 올라간 저자의 하관이 드러난다. 아, 그래요. 몹시 시니컬하시지만 시니컬하지 않다고 말하고 계시는 군요. 비난과 비아냥 사이. 긍정과 갈망 사이. 진실과 농담 사이. 어려운 문장이 간혹 나와도 가볍게 여겨졌다. 잘 모르겠다. 기대가 커서 그런걸거야 하면서도 아쉬움이 진득하게 들러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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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쪽 저자의 인터뷰를 읽다가 내가 참 건방지지 하고 깨달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느껴진 걸 어쩌라고. 나는 분명히 안다. 이 저자의 농담은 편치 않고, 저자의 성격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태도의 중요성을 본다. 그리고 저자는 왼쪽 세번째 발가락에 튀어나오지 않은 큼직한 티눈을 숨기고 있을 것이다. 아무도 모를테지. 나는 알 것만 같다. 역시 건방지다.

#아침에는죽음을생각하는것이좋다 #김영민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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