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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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는 내 경험에 비추어 ‘부모’의 역할과 태도를 규정했다. 한 문장으로 말하면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온전히 느끼게’였다. 어느 정도라도 안심을 하기 위해선 아이의 답변이 필요한 일이었다. 간간히 답변 비슷한 말들에 안도하면서도 내내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려웠다. 물론 아직 완전한 답변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추궁하듯 장난치듯 묻곤 한다. 너는 어떻게해도 엄마가 널 사랑할 거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지? 이제야 15년이 걸려서 아이는 대답한다. 그 대답을 듣기까지 아이는 반복적으로 물어왔다. 엄마는 날 사랑하느냐고. 나는 지치지 않고 대답해왔다. 사랑한다고. 때로 화가 나고 힘들어도 그것은 순간이고 상황에 대한 것일 뿐 너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네가 어떻든 너를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내가 잘못하고 너를 서운하게 하고 우리가 서로에게 화를 낼 때도 그 사실 만큼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네가 훌륭하고 뛰어나고 잘나서가 아니라 그냥 내 아이여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사랑한다고. 그것에 이유나 다른 것은 없는 것 같다고. 그래서 잦은 순간의 혼란이나 고통에도 불구하고 너로 인해 행복하다고. 무수하게 고백해왔다. 그 고백을 그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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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두렵고 불안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환희에 차고 행복을 느낀다. 그렇다면 아이 역시 그래야 마땅하다. 아이 역시 두렵고 불안하고 혼란스러우면서도 환희에 차고 행복을 느껴야 한다. 그렇게 꼭 같이 가야 한다. 나만 좋아서도 아이만 좋아서도 나만 괴롭거나 아이만 괴로워서도 안된다. 아이도 부모도 서로 처음이라서 더 조심하고 더 솔직해야 한다. 우리가 최소 5-60년 이상 애틋한 우리이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온전히 우리이기 위해선 온전한 나 자신도 버려선 안된다. 그렇게 함께 가는 것이다.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변화시키며 그렇게 함께. 가족이란 그런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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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 씨의 ‘개별적 자아’를 읽었고, 꽤나 흥미로웠다. 요즘 즐겨듣는 팟캐스트를 통해 음성으로 만나면서 또 반가웠다. 정말 드문 태도였다. 좀체로 만나기 힘든.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박원지 씨가 동의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힘겹다고 고백할까? 모를 일이다. 나는 봉태규 씨가 완벽한 아빠나 남편, 혹은 가족 구성원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겠다. 그저 스스로를 인정하고 그렇기에 더욱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우리는 때로 자존감을 위해 자신을 지나치게 긍정한다. 그것까지는 좋지만 자신에 대한 과장된 긍정은 언젠가 바람빠진 풍선이 될 수도 있다. 부족하고 모자란 자신도 사랑할 수 있어야 그제부터 진짜 자존감이 자란다. 누구에게 찔려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자존감. 좋은 부모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되려면 좋은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것들이 각기 따로 여기저기서 다른 모습으로 적용되어선 안된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고 표현은 너무 모자라다. 휙 읽을 만큼의 글들이어도 나는 반가웠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어깨를 툭툭치며 제법 훌륭한데요? 물론 완성형은 아니지만요- 그건 어차피 우리가 알 수 없는 거니까요.하고 한마디 건내고 싶어진다.

#우리가족은꽤나진지합니다 #봉태규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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